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얼마전 우연찮게 "도대체"라는 분의 트위터 계정을 알게 되어 홈페이지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옛 딴지일보 기자였으며, 우리 큰누나의 중앙대학원 문예창작과정의 후배였던 분이다. 물론 나랑은 얼굴 딱 한번 본 사이지만 말이다. 물론 그 옛날에도 도대체닷컴을 운영했었지만 설마 거의 10여년이 흐른 지금에도 그 홈페이지가 있을 거라곤 생각 못했다. (물론 지금은 그냥 블로그 방식이다)

그녀의 홈페이지는 매우 즐겁고 유쾌하고 위트있는 글들로 넘쳤다. 포스트 하나하나씩 읽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요즘처럼 바쁜 시기에 이렇게 한가하게 글 읽을 여유가 없었는데 말이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이 블로그를 "거부감없이"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를 하나 발견했다.

그건 바로..

"재밌으나 부럽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내 홈페이지를 방문해주는 이유라는 걸 깨닫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약간 슬퍼지기도 했다. 남들이 등을 돌릴만큼 내 자신에게 부러운 것이 없다니.. 난 이제 31살이고... 직장도 만 3년 넘게 다니고 있으나.. 무엇하나 이루지 못한 첫출발의 상태 그대로 있다. 어쩌면 나의 마음은 더더욱..

무언가 획기적인 (?!) 사건이 나에게 일어나 이 모든 "지지부진한 것들"을 일순간에 진전시키고, 나를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사람으로 만들어주길 내심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그런 기회가 작년에 한번 찾아왔었고. 나의 변덕스러운 이직 경력 탓인지 보기 좋게 놓쳐버렸다. (물론 뒤돌아 보면 그것이 진짜 내게 있어 좋은 기회였었는지도 지금은 의심스럽다. 결과적으로 현재 나에게 있어 뉴욕3개월과 맞 바꿀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이 상태로 언제까지 지속되어야 할까..

나는 이제 사람들에게 "부럽다"라고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아니 그렇게 말하지 않을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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