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26년이라는 짧은 나의 인생에도 몇번의 드라마가 있었다.. 아니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진 거의 "엄마가 대신 게임해줌"의 테크트리였으므로 사실 내 진짜배기 인생은 20살, 대학을 입학하고 나서부터였던 것같다..

그리고 그 짧은 5~6년의 세월속에서 나는 몇번의 드라마의 주연을 연기했다.. 그리고 "겉으로는" 나름대로 훌륭한 드라마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문득 생각했다.. 내가 정말 그 드라마속의 희/비극을 즐길 자격이 있었을까.. 그 당시에 내 마음속에 품었던 온갖 유치하고 더러운 마음/상상/저주/계획들은 어찌하고? 하지만 이 모든 진심을 거부하고 어떻게 하면 멋진 각본이 나올까 고민했던 나의 이중성..

그래서 결심했다.. 더이상 내 인생에 드라마는 없기로.. 내 진심을 공명시킬수 있는 그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평범하고 진부한 "해피엔딩 러브스토리"을 만들어가기로 말이다.. "평생 지워질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기 보다, 평생 마음한 구석 아련히 간직할 멋진 드라마를 갖기보다... 마음의 안식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는 것으로.."

p.s. 과연 다른 사람들은 일생의 "드라마"의 순간에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까도 궁금해졌다.. 방금 절친한 친구인 장모시기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그런단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어.. 역시 인간은 다 유치해!! 괜히 감추고있을 뿐이지;;

희봉

2006.05.23 16:06:38

다 쓰고읽어보니 아직도 엄청난 전제조건이 달려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내 진심을 진실로 공명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면..이라는 조건.. 그런 사람이라면 기꺼이 모든 것을 다 내어보여드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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