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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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모르겠다.

지난 주말엔 드레스셔츠 (소위 와이셔츠라 불리는 것.. 사실 와이셔츠는 화이트 셔츠의 준말인데, 일본식 영어의 폐단으로 인해 발음이 줄어 와이셔츠가 되었다가 심지여 요즘에는 Y-셔츠라 불리기 까지 한다. 내가 왜 이런 단어 하나에 주절주절 이야기 하고 있을까? 자폐 환자처럼…) 20장을 다림질하느라 일요일 저녁을 꼬박 보냈는데 오늘은 오후에 이미 모든 기와 에너지를 뻇겨버렸다.

나와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들)과 마주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나의 온갖 기를 빼먹어버리는 것 같은…

그것이 나의 이상한 점을 다른 사람에게 강변하기 위해 노력해서인가, 아니면 쓸데없고 공감안가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몸이 뒤틀어지기 때문인가. 릴렉스하면서 이야기를 듣지 않는 척을 해보고 싶지만 귀에 거슬리는 헛소리(!)는 도무지 내 머리속의 회로에서 그냥 지나치질 않는다.

버트런트러셀이 말했지. 자신의 삶을 이끄는(drive) 것은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 그리고 세번째가 고통받는 대중에 대한 연민이라고.. 나는 (소위) 사람들의 (이른바) 헛소리를 들을때마다 3번째 연민을 느낀다. 그들에 대한 연민 뿐만 아니라 나에 대한 연민… 버트런트 러셀이 살아나서 나의 고통받는 현실을 구원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긴..

얼치기 무신론자가 무신론자의 교주에게 무언가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일이긴 하다.

2

어제 맥 앱스토어에 들어갔다가 "에디터의 추천"으로 율리시스라는 프로그램을 추천받았다. 롸이팅 앱이라는데 20불이라는 적지 않은 가격임에도 내가 이해못할 심플함과 뽀대가 엿보여서 그냥 구입해버렸다.

사실 지금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도 이 어플을 사용해볼까 하는 마음이 앞서서였는데..

사람들은 가끔씩 자신의 기를 뺏어갈 어떤 언어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한발짝 밖으로 나오기도 한다.

누군가는 그림을 그리고, 누군가는 글을 쓰겠지… 어떤 이는 거기에 곡을 붙여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나 역시 어떤 곡을 쓰거나, 에세이같은 걸 써보려고 애써보기는 하였으나 나의 참을성은 노래 1절을 카피하면 금방 질려버리고, 책을 읽지 않는 탓에 글을 쓰려고 하면 도무지 문장이 떠오르질 않는다.

작가도 아닌 주제에 Writer용 어플을 사다니. 너무 건방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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