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긴 연휴가 끝나고 시계는 12시 반을 가르키고 있다.

지루한 열흘간의 연휴 내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가장 하지 않아야 할 때 가장 매력적인 것이 된다. 다시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일찍 잠들어야할 지금 이 시각, 모든 것을 제껴두고 일기를 쓰고 싶어졌다. 어차피 연휴 동안 생겨버린 시차 덕분에 두시 까지는 잠도 오지 않을게 뻔하다.

긴 연휴동안에 무얼 했지? 몇년만에 최신 드라마를 몇편 챙겨보았고, 고전 SF물인 에일리언과 블레이드러너도 받아보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심심함의 연속이었다. 나는 심심함과 지루함을 잘 견디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덕질을 하는데도 심심해질 수 있나 하는 생각에 사놓고 읽지도 않은 수많은 프린스 관련 잡지와 책(주로 포토북이지만)을 꺼내 읽어보았지만 이내 5분을 견디지 못했다. 엘피를 턴테이블에 올려놓는 것조차 귀찮을 뿐이다.

다른 사람들은 지루한 인생을 어떻게 버티지? 책과 드라마, 그리고 타인과의 만남이 인생의 심심함을 채워줄 수 있나? 그런데 난 왜 갑자기 심심하다고 느끼게 되었을까, 아니면 혼자만의 시간을 견디기가 예전보다 힘들어져서 였을까. 그것이 그동안 이 곳에 글을 쓰지 못한 이유였을까

무언가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좋은 것이다. 근심걱정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으니까. 내일부터는 다시 1원, 1초, 1센치에 예민하게/재빠르게 반응하는 사람이 될테지. 그러면 내가 지난 열흘간 느꼈던 심심함 따위는 기억조차 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열흘간 내가 느낀 것, 내가 내 인생을 어떻게 채워나가야할 지 잘 알지못한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지금, 예전의 방식대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일단 현재로썬 맞는 것인지" 조차도 당장 확신이 서지 않는다.

"지금 이 상태의 나"를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까

희봉

2017.10.10 01:19:09

"지금 이 상태의 나"는 언제쯤 마지막으로 형성된 것일까? 어쩌면 두어달도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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