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1

미네아폴리스 여행기를 쓰려다가 한문단을 쓰고는 다시 지워버렸다. 이렇게 쓰다 지운게 벌써 5~6번은 되는 것 같다. 여행기를 쓰지 못한 탓에 일기를 쓸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숙제를 미뤄놓고 노는 것처럼;;

사실 그 핑계로 일기쓰는 것을 미뤄두긴 했지만 말이다.

글을 쓰지 않아도 나는 항상 누군가는 희봉닷컴이 죽어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찾아와준다고 믿는다. 지금같은 시기에 누가 "일부러" 수고스럽게 이곳을 들러 이젠 자주 업데이트조차 되지 않는 게시판을 하나하나 눌러볼까 싶기는 하지만, 디지털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수고스럽게도 턴테이블 위에 엘피판을 올려놓고 듣지 않는가?

싸이월드를 이겨냈듯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이겨낼 것이다. 아니 이 곳은 나의 물리적인 수명조차 이겨낼 것이다.

그러니까 최대한 많이 남겨놔야 한다. 비록 같은 말이라고 할지라도

2

저번주에 건강검진을 받았고 오늘 결과가 나왔는데 별다른 이상증세는 없었고 다만 내가 문진표에 작성해놓은 나의 생활습관을 고대로 지적하면서 위험등급이라고 표시해 놓았다. 이럴바에 뭐하러 내 황금같은 주말 오전을 할애해가면서 병원을 가야하는거지? 어차피 희봉닷컴에 현재 나의 문란한 (술을 두잔 이상 마시고, 다음날 해야할 걱정을 하지 않는 것!) 생활들을 서술하여 놓고 나를 자책하면 될 일인데...

어쨌든 지금 나는 마치 사형선고를 기다리다가 집행유예를 받은 것처럼 신나서 캔맥주를 들이키며 앞으로 내가 살아갈 (무수히 지루한) 날을 마냥 칭송하고 싶다.

죽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똑똑하면서 재밌는 괴짜가 죽어버리면 주위 사람들이 심심해 할거야

3

최근 나에 대해 모르는 사람과 만나면 나에 대해서 빨리,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얘기한다.

하나. 나는 여행을 싫어한다
둘.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린스라는 가수 공연보느라 여기저기를 돌아다님
셋. 그런데 프린스가 죽어서 이제 여행 안다닐 것임

이 세줄요약만큼 나를 진실되게, 그리고 논리적 흠결없이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희봉

2017.01.31 23:00:14

누군가는 제2의 프린스를 찾아서 또 다시 덕질을 시작하면 될 것이라 말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아티스트가 나올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게다가, 개업 이후 모든 걸 혼자 이뤄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중독이 되어버린 나 자신을 프린스에 비추어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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