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이제 34살...

1년이 지났으나 나는 별로 달라진게 없는 것 같다.

(이번 생일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내가 좋아하는 술집에서 술을 마실 수 있었다는 것을 빼곤.. 아니, 사실 이게 요즘 내 삶에서 가장 큰 즐거움 중에 하나인 건 인정해야 하겠다.)

생일이 올때마다 내 삶에 대해서 반성하고, 작년보다 무언가 조금이라도 이룬 것이 있었으면 하고 바랬지만 개선은 커녕, 내 몸과 마음은 점점 더 심하게 망가지고 있다.

오 신이시어
부디 이 무례한 무신론자를 저버리지 마시옵소서...

근래에 내 마음은 도무지 제대로 충전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조금 충전되었나 싶으면 곧바로 급속 방전, 내 마음을 채우기 위해 가끔씩은 누군가에게 기대곤 했지만 오히려 내 기를 빼앗기기 일쑤였다. 그럴때마다 나는 더더욱 내 자신으로 재빠르게 도망쳤다.

생각해보니 나는 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받아 나를 채워본 적이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나는 내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나의 외로움을 해소해야 하지만, 그런 거짓도 언제까지 계속되진 않을테지..

이렇게 결국 나는 서른살이 되기 전, 내 인생에서 가장 치기어리고 어리숙하던 그때로 돌아가버린 기분이다. 나의 마음을 그 누구에게도 진실로 얘기하지 못하고, 내게 주어진 작은 행복들을 내가 당연히 누려야할 것인냥 취급하다가 모두 잃게 되겠지.

희봉

2014.05.08 00:11:21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절대 자살할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내 자신에 대한 나의 사랑이 사그러지고 내 몸뚱아리가 내 자신도 견딜 수 없을 만큼 추해지는 모습을 내 두눈으로 목격해야 할 운명에 놓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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