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1

어떤 옷을 입을까, 어떤 코트 (또는 패딩)을 입을까 고민하기 시작한 걸 보니 겨울이 진짜 오긴 왔나부다. 모두들 이터널선샤인(of spotless mind)을 얘기하고 군고구마와 호떡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나는 여름 못지 않게 겨울을 싫어한다. 끔찍히도...

"몬탁에서 만나요..."라구?

몬탁이 얼마나 추운지 알고 하는 소리지? 물론 나도 가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뉴욕에 사는 친구를 이 영화를 보여주고 몬탁에 가게 했지. 그리고 친구가 나에게 퍼부운 저주와 욕의 크기로 짐작하건데 그곳은 아마 극한의 추위인 것이 틀림없다.

차가운 것은 싫다. 차가운 것은 수족냉증 걸린 내 왼손으로 족해...

그런데 난 여름이 더 싫어...

2

요즘 내 머리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다.
그리고 나는 마치 모든 것을 잃어버린/잊은 사람처럼 요즘 방황하고 있다.

머리는 인생의 전부이다. (나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진리다)

내 세면대에는 왁스, 젤, 포마드, 헤어세럼, 무스가 빼곡히 쌓여있다. 무얼 어떻게 발라야 하는지도 모르고 어떤 스타일로 할지 정하지 못한채 갈팡질팡... 그리고 아침에 썩 맘에 든다고 생각했던 것도 오후에 이상하게 변해버리곤 한다. 내 머리가 무슨 형상기억합금도 아니고 왜 나한테 자꾸 이러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오늘은 아침에 머리를 두번 감았다. 도저히 처음 셋팅한 머리로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런 상태로 밖에 나간다면 하루 종일 우울할 것만 같아서...

결국 지각을 하고 말았지;;

바라건데, 신이시어 내일은 나쁘지 않은 헤어스타일링을 하게 해주소서. 내일 내 머리스타일이 예쁘게 나온다면 무신론자를 벗어나도록 하겠습니다.

희봉

2013.11.13 22:44:05

내일은 내가 종교에 귀의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기로에 서는 매우 중요한 날이 될 것이다.

희봉

2013.11.14 10:46:00

다음날 아침 현재 나는 조로아스터교 신자가 되었다.

희봉

2013.11.14 17:48:10

오늘은 머리가 썩 맘에 든다. 근데 오늘은 일만 하다 집에 갈 듯...

희봉

2013.11.14 17:48:25

이제부터 투이타 말고 여기다가 잡설을 썰풀어야겠다.

희봉

2013.11.14 17:48:32

좋구만, 아무도 멘션 안 주고...

희봉

2013.11.15 14:30:03

오늘 다시 무신론자로 컴백...

희봉

2013.11.15 14:30:13

앞으론 무조건 머리 짧게 자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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