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언젠가부터, 음악, 미술, 시 따위를
볼때 드는 생각이다..
작가는 얼마나 채워두고
얼마만큼 비워 두었을까..

초보자들에겐 많이 채워진 작품들이
해석하기 좋다.. 마치 밥을 다 만들어주고
입에 떠 먹여주는 그런 느낌이랄까..

하지만, 어느 정도 문학과 예술따위를 즐기다보면
적당히 채워져있음의 미학을 어느새 발견한다..
비워둔 공간에 흥미를 가지는 것이다..

진정한 아티스트는 다 채우지 않는다.
못채우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걸 이해하지 못하면 작품이 싱겁다..라는
오해를 하게 된다..
(물론 실력이 없어서 못 채운 경우에는 진짜
싱겁다 --;;)

사람들은 그 비워진 공간에 자신의 느낌과 경험을
채워 넣는다.. 그리고 모든 것이 변하듯, 느낌과
경험이 변할때, 작품의 매력도 같이 변한다..

모든 인간관계는 "긴장의 연속"이다..
작품도 마찬가지이다. 채워짐과 비워짐의 긴장관계가
팽팽히 유지된때, 사람들은 그 작품을 끊임없이
불러낼 것이고... 명작이 되는 것이다..

긴장관계가 유지되지 못하는 사랑이 금방 식듯이..
예술도 그러하다...

채워짐과 비어짐의 절묘한 선...
이제부터 예술을 감상하는 데 있어
나의 기준선이 될 것이다..

희봉

2003.05.29 17:24:21

"긴장관계가 유지되지 못하는 사랑이 금방 식듯이.."
정말 그래? 아닐 지도 모르잖아.. 지금 난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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