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내가 언제부터 공부벌레였나.

아마 중학교때부터다.. 초등학교때 한시간도 앉아있질 못했던 내가 어떻게 그 무렵 하루종일 공부만 해댔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가지만...

그땐 과학고에 가면 모든 게 끝나버리는 것인줄 알았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맹목적이면 잘못될수 있듯이.. 내게 과학고라는 것도 들어가자 마자 3일째 되던날 밤 이불뒤집어쓰고 혼자 눈물을 흘려대면서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결국 비교내신 파동때 자퇴를 하긴 했지만, 사실 비교내신이라는 것보다 더 좋은건 학교를 뛰쳐나왔다는 것이다.. 그 숨막히고 징그럽던 학교와 기숙사 생활.. 그리고 난 남들이 말하는 고3이라는 나이.. 즉 19살의 나이에.. 대성학원에서 고3아닌 고3을 보내야 했다..

집이 멀어 그 근처에서 고시원생활을 하면서, 왠지 나때문에 집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는 걱정을 하였고, 엄마가 도시락사먹으라고 준 돈을 아끼면서 1년 내내 점심을 컵라면으로 때웠다.. 그 무렵 일년사이에 7키로나 빠졌고... 수능볼때쯤 되자 몸무게가 48키로가 되었다..

그리고 대망의 수능날.. 그다지 추운 날은 아니었다..  원천중학교.. 우리집에서 꾀 멀었지만.. 아버지 차를 타고 시험장으로 향했다..

긴장되던 언어영역 1교시.. 너무 긴장해서일까.. 너무 난이도가 높았다.. 1교시 마감 30분전.. 아.. 모의고사때였으면 다 풀고 한번 더 봤어야 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내가 풀고있는 번호는 42번.. 당황했다.. 게다가 검토할때 풀어야지 하고 체크해놓은게 1/3정도 되는 것같았다.. 지문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엉겁결에 문제를 다 풀고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느꼈다.. 아.. 서울대는 힘들겠구나.. 후... 만화주인공같은 상상을 했다..

그래.이제부터 다 맞으면 되겠지..

집에 와서 아버지가 웃으시며 "오늘 어려웠데. 너무 걱정하지 마라" 하는 말조차 차가운 표정으로 씹어버리고 EBS수능 채점 방송을 보면서... 10대의 내 인생에서 가장 떨리는 순간을 맞이했던 것같다..

결국 언어영역은 103.2점.. 그리고 영어 79점... 총 382.2점이있다.. 그렇게 나의 수능은 끝났다.. 내 인생 첫번째이자 마지막 수능.. 만족도 좌절도 안겨주지 않은채... 나는 대학입시를 위해 3달 가까이 더 마음조려야 했다..

희봉

2002.11.07 01:02:00

뭔소리를 한거지.. 대학갈라고 좆빠지게 공부했다 그거냐?
아님 고생했다는 건가?? 무슨 말이 하고싶었던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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