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오늘 휴가를 냈다

딱히 할 게 있다거나, 갈데가 있다거나 한건 아니다. 그냥 휴가를 냈어... 남들은 휴가를 내고 집에만 있는 거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집에 있겠어. 왜냐면 나는 집에 있으려고 휴가를 낸거니까...

집에서 방바닥과 접착되기 5분전, 갑자기 묘한 기운에 이끌려 머리를 감고 옷을 입었다. 유니클로 청바지와 COS 티셔츠... 이대로 나가면 왠지 유병언을 잡고 5억을 내 손에 거머질 수 있을 것 같아..

아.. 5억이 생기면 무얼 하지?

답은 너무나 자명하다. 하루에 5만원씩 쓴다해도 며칠이야... 난 5억원을 다 쓸때까지 집에만 있을거다. 짜장면이랑 피자, 탕수육만 시켜먹으면서...

어쨌든 나는 10,000일을 집에서 보내기 위한 자금 5억원을 벌기 위해 일단 경리단 길로 향했다.

1. 희봉, 경리단(어카운팅 스트릿트)에 가다

햇볕이 내리쬐는 날씨임에도 비가 온다는 환청이 들려 경리단길 입구 찬스브로에 몸을 피신했는데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패션업계의 거물을 만났다.

스트라이프에 찢어진 청바지 그리고 컬러 로퍼...!!!

그에게 달려가 맑은 콧물을 흘리며 "저는 미개한 회계사이온데 혹시 합석해도 될런지요?" 라고 말하니 그는 "내가 마침, 소득세 신고에 난항을 겪고 있던 차에, 이곳 경리단에 오면 경리일을 봐줄 사람이 있을까 하여 와봤네만, 자네를 만날 줄이야 껄껄"하고 웃으며 홈택스에 접속하여 노트북을 내게 내밀었다.

1희봉에 육박하는 짧은 기럭지로 순식간에 홈택스에서 소득세 신고를 끝내자 그가 손가락으로 밖을 가르키며 말했다

"자, 이제 먹으러 가세..."

나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헐떡 거리며 그를 따라갔다. 공짜밥에 탈모가 급속 진행중인 줄도 모르고 나는 그가 낸 피자를 연신 개걸스럽게 먹으니 목이 말라왔다.

"혹시 맥주를 한잔 마셔도 되겠습니까?"
"예끼, 네놈 욕심이 끝이 없구나, 마침 목요일에 골목의 DJ뽀삐가 신청곡을 받지 않고 Soul/Funk만 튼다고 하니, 그날 오너라, 내가 하이볼 한잔을 사줄터이니"

그리고는 사라져 버렸다.

2. 희봉, 홍대에 가다.

머리를 잘라야 한다. 머리를 잘라야 한다고 머리가 계속 말하고 있었어. 왜냐면 이건 예전에 GQ에서 본 불문율이거든

"신사라면 머리는 4주에 한번 잘라라! Period!"

내가 저 끝에 Period라는 말만 없었어도 저 말이 그렇게 뇌리에 깊게 박히지 않았을거야... 암튼 나는 천지개벽이 있지 않은한 4주에 한번 머리를 자르러 간다. 항상 가는 미용실에 항상 같은 원장님으로...

원장님이 이 시각에 왠일로 머리를 자르러 왔냐고 물으시길래, 휴가를 냈다고 하니까 왜 휴간데 놀러를 가지 않았냐고...

흠.. 사실 난 미용실로 놀러온건데;;

미용실에서 한시간 정도 케어받으면 기분이가 좋단 말이다!

암튼 여름이니 머리를 더 짧게 쳐달라고 주문하고는 팔자에 없는 염색까지 하고 나니 십만원이 넘는 돈이 훌쩍 나갔다.

역시 휴가엔 돈지랄 하는 맛이지...

3. 그외 기타

그리고 안녕낯선사람들에 가서 죽돌이 도인을 만나고, 김밥레코드에 들러 엘피 한장과 엘피 겉비닐 50장 구매, 그리고 이마트에 들러 지구상 모기를 모두 멸종시킬 수 있는 만큼의 에프킬라를 구입함. 끝

원래 쓸 말이 많았으나 서울시장 후보 몽-박 토론회가 시작하므로 이만 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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