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이제껏 인터넷상에서 아바타를 만들고 꾸미는 짓은 정말 소모적이고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바보같은 짓"을 절대 하지 않을 거라 믿었던 몇몇 사람(예를 들어 큰누나를 비롯해서..)들이 아바타를 비싼 돈(기껏해야 몇천원이지만)을 들여가며 꾸며놓은 것을 보고... 어쩌면 내가 너무 꽉 틀어막힌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대선이 끝나고, "피투성이"의 민주당 살생부가 퍼졌을때, 민주당 어떤 의원도 그것이 "고작" 철공소 직원이 작성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들의 문화는 아직 인터넷 세상에서 한참 뒤떨어졌기 때문이다.

문득, 나도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 누구보다도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 대다수의 네티즌들이 하는 행동들을 소모적인 행동 따위로 치부해버리고 일부로 멀리 하였었다.

나는 인터넷상에 또다른 자아를 만드는 것을 극단적으로 회피했다. 그래서 내가 글을 쓸때는 언제나 닉네임이 "희봉"이었고, 지금 내가 생긴 것과 똑같이 만들지 못할바에 아예 만들지 말자.. 라고 생각했었던 것이 바로 아바타였다.

그래서, 좀더 네티즌적으로 행동해보기로 했다. 얼마전부터 글을 쓸때는 내 이름보다 "프로도"라는 필명을 쓰기 시작했다.. (인터넷상에서 실명으로 글을 써봤자, 일부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잘난체하려고 나낸다..."라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딱 적당하므로, 이제 그러지 않기로 했다..) 비록 내가 글을 쓰는 곳은 오마이뉴스나 서프라이즈닷컴 두군데 뿐이지만, 아무튼 넷상에 또다른 자아를 한번 만들어보려는 노력을 해보기로 했다. 더불어 오늘 처음으로 아바타를 사기위해 내 돈을 들였다.

아무튼 오늘 산 아바타는... 무엇이냐면,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호빗족 "프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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