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언젠가부터, 아버지는 술을 많이 드시고 들어오실 때, 나의 부축을 받으셔야 했다.. 대문앞에서 아버지는 여지없이 힘없이 쓰러지시곤 했다...

오늘도 역시 대문에서 안방까지, 몇미터도 안되는 거리를 나는 아버지를 부축했다...

왠지, 아들의 부축을 받고 힘없이 고개숙인채 안방에 들어가시는 아버지의 지금 이 모습이...

그 동안 마누라와 자식, 그리고 어머니에게 약한 모습을 비추어선 안되는, 항상 강한 척 해야하는 그런 한 남자의 본성(?)이 드러난 것 같아 언제나 슬프다.

아버지는 그런 아들에게, 서서히 부축당할, 그런 연습을 하고 계신 것이리라..

그 동안 아버지의 손한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던 이 못난 아들은 그 어느 추운 겨울날, 아버지의 겨드랑이에서 한줌의 따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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