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오늘 내일 서울에 백미리에 육박하는 비가 내린다는 뉴스를 보았다.. 출근길엔 그닥 비가 많이 내리진 않았지만, 지금은 엄청나게 비가 내리고있다..

비가 억수로 내리면, 언젠가 정확히 알수 없는 어렸을 적이 생각난다.. 국민학교(!)에서 집에 오는 길에 하천(이른바 똥물)이 하나 있었는데, 오늘같이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엔 엄청나게 불어나 있었다..

엄청난 물결로 일렁이는 흙색 물줄기를 바라보노라면 어느새 거기에 풍덩 빠져버릴 것만같은 착각을 하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그 물줄기를 넋놓고 바라보는게 어찌나 재미있던지..

아주 오랫동안, 5분 넘게.. 계속 바라보고 있노라면, 혹시 그 안에서 귀신이 덥석 나를 잡아당겨 물에 빠져버리는건 아닌지 하는 엉뚱한 공포감까지 들긴 하지만..

그리고 한가지, 더.. 비가 억수로 내리는 날엔.. 호우경보대비방송을 하루종일 하는 덕분에 집에서 혼자 놀아도 별로 심심하지 않았었다. 잔인하게도 남들의 불행을 마치 헐리웃 재난영화보듯히 별 감흥없이 뉴스 그 자체로 즐겼었던 것같다.. 저쪽 어딘가에서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물과 싸우는 사람들을.. 이쪽에선 한 국민학생이 방바닥에 누워 부침개를 먹으면서 뉴스로 즐긴다.. 난 참 못됬군..
List of Articles
공지 [기록] 인간 박희봉에 대한 짤막한 소개... [1] 희봉 2013-08-07 44123
공지 [목록] 갖고 싶은 것들 [20] 희봉 2015-06-26 36731
공지 [링크] 몇몇 장문의 일기 들.. 희봉 2014-01-28 28843
291 이게 벌써 몇번째란 말인가.. 희봉 2003-07-04 1692
290 희봉이의 금융EQ [1] 희봉 2003-07-03 1602
289 그게 결국은... 희봉 2003-07-02 1627
288 학원선생님하고싶다... 희봉 2003-07-02 1664
287 친구의 과거.. [1] 희봉 2003-07-01 1599
286 2003년도 상반기가 지나갔네.. [1] 희봉 2003-07-01 1459
285 맛이 어때요? 희봉 2003-06-29 1476
284 시스템의 5가지 특성 [1] 희봉 2003-06-27 1514
283 옥탑방 고양이를 보던 도중... [1] 희봉 2003-06-25 1578
282 아빠에게 편지를 쓰다.. [1] 희봉 2003-06-24 1509
» 하늘에 구멍이 뚫렸나.. 희봉 2003-06-23 1504
280 희봉닷컴 음악게시판 가입자의 소갯말 희봉 2003-06-20 1916
279 "꽃잎이 진다고 바람을 탓하겠는가." [1] 희봉 2003-06-20 1571
278 빈말이라도... [1] 희봉 2003-06-18 1609
277 Lately... 희봉 2003-06-17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