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1. 우리는 무적의 투표부대다.

20대 투표율 49%의 경이적인 신기록을 달성한.. 우리는 무적의 투표부대다. 투표부대의 활약이 없었다면 저 기득권으로 똘똘뭉친 수구냉전 세력은 국회의 과반, 아니 개헌선까지 차지하며 국민의 모가지에 칼을 들이밀고 협박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겨우 시작에 불과할 뿐이고, 우리의 힘은 아직도 미미하다.. 대통령탄핵이라는 핵무기에 버금가는 슈퍼무기를 가지고서도 우리는 겨우 과반수 조금 넘는 의석을 차지했을 뿐이다. (우리당 152석 민노당 10석)

2. 지역주의를 이야기하다.

겉으로 보면 그들은 마치 멍청하고 무식하고 꽉 막혀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전략, 전술은 세계 최강이다. 차떼기로 800억이나 먹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시켰는데도 불구하고 국회의 1/3을 넘는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 우리는 너무나 순진하고 그들은 너무나 똑똑하다..

지역주의.. 그들은 절대 질수 없는 게임을 하고 있다. 지역구 의석 70석에 육박하는 영남지방을 차지하고 그곳에서 절대적인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그들은 영남지방에 공장을 세워주고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주었다. 남동임해공업단지.. 그것이 지리적 요건이 유리해서 그곳에 입지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지 수험용으로만 알고 있으라. 그들이 "대구 경제 다 죽었다"라고 그토록 불평하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과거가 화려했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아예 "살아있어 본 적"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역주의란 그들과 영남지방의 정치적-경제적 결탁이었다. 영남지방은 경제적 특혜를.. 그리고 수구세력들은 권력을 보장받는 윈-윈 게임을 한 것이다.

그렇기에 "지역주의"의 벽을 허물기 전에 우리는 그 무엇도 할 수 없다. 무엇을 해도 수구세력을 지지해주는 철통같은 35%의 지지율.. 모든 것이 지역주의 앞에 무너지기 때문에 지역주의의 청산없이 우리의 정치는 없다. 따라서 아직 정치개혁의 갈 길은 멀었고, 그 시작이자 끝은 "지역주의의 청산"이다.

민주당이 그토록 망가져 버린 것.. 막판에 그들의 정체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 그것은 바로 50년 정통 야당이라는 껍데기를 둘러쓴체 지역주의에 안주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우리당에 호남지역의 지지율에서 밀리자 그들은 상상밖의 선택을 불사한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정당을 가져본게 아닌, 단지 지역단위 패거리 세력을 가져본 것에 불과했다.

3. 유시민이 옳았고, 민노당은 틀렸다.

6시 정각이 되고 각 방송사별로 예측조사가 나왔을때, 나는 순간 유시민 의원이 생각났다.. 그리고 단식투쟁을 했던 정동영 의장도 함께..

"저렇게 압승했는데 유시민이 좀 과했군.. 정동영은 쑈한 거였군.. 좀 속은 기분인걸.."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수백표, 수십표 차이의 초박빙 지역에서의 석패.. 물론 그곳엔 수천표의 민노당 지지표, 그리고 만표 가까운 민주당 지지표가 있었다. 그리고 그 표들은 "사표" 그 자체였다.

탄핵역풍으로 인한 열린우리당의 어마어마한 지지율, 그로인한 개혁세력의 안도감에 따른 민노당으로의 지지율 이탈.. 지갑을 줏어서 신고 안한 사람은 우리당이 아닌, 민노당이었던 것이다.

유시민은 제휴를 원했지만 민노당은 거절했다. 그들은 살을 내주고 뼈를 쳤어야 한다. 그들을 친북반미 빨갱이라고 몰아부치는 한민자 세력의 의석수를 한자리 늘려나갈 수록 진보세력의 원내 세력화는 그 곱절로 힘들어 진다는 것을..

그들이 지금 어차피 늘어나지도 않을 지역구 득표에서 우리당을 도와주었더라면(초박빙 지역 몇개 구역에서만이라도) 그들은 그 열배의 보상을 다음선거에서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 당장 보궐선거에서 보답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민주당,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사이에는 샛강이.. 그리고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사이에는 한강이 흐르고 있다고 주장하였지만, 실제로 샛강을 건넌 사람보다 한강을 건너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나도 유시민의 호소가 아니었으면 한강을 건너려고 했으니까..

하지만 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민노당은 우리나라 최고의 진보정당이지만, 동시에 가장 "보수적"인 정당이 될 것이다. 이제껏 그들은 양비론적인 냉소로 우리당, 한나라당을 싸잡아가며 비판하여 자신의 표를 얻기 위해 노력했으나 지금부터는 달라질 것이다. 그들이 "성역"일수 있었던 것은 아직 아무것도 한게 없기 때문이다.

지금 이 상태는 분통하지만, 언젠가 나는 민노당을 지지해줄 수도 있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개혁세력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나는 언제든지 기꺼이, 전략적 투표를 할 의향이 있기 때문이다.

"선거는 전쟁이고, 전쟁에서 이기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려선 안된다."

4. 이제 국정은 민노당의 손에 달려있다..

152석의 불안한 과반수는 선거법 위반사례에 의한 보궐선거를 거치면서 언제든지 무너져버릴수 있다. 이제 제3세력으로 캐스팅 보트를 쥔 세력은 민노당뿐이다. (발기불능 민주당하고 생명연장의 꿈을 접은 종피리코프의 자민련은 언급하기조차 싫다) 한나라당이야 언제나 줄곳 반대에 반대를 할 것이 뻔하므로 앞으로 개혁의 고삐는 민노당의 협력이 얼마나 이루어지느냐에 달려있다.

민노당에게 기대를 걸어 본다. 하지만 이제부턴 싸잡아 비판하는 양비론이 아닌, 내실있는 의정활동을 기대한다. 더욱이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라는 말을 상기시켜 보면서, 우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정당인 민노당에게 무한한 책임감이 있다고 하겠다..

5. 우리는 무적의 투표부대였으나..

수구세력은 그 어느 고목보다도 뿌리깊기 때문에 가지 몇개 잘랐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좀더 분발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무적의 투표부대이기때문에.. 희망이 있다.. 종이신문의 권력은 인터넷 시민에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적어도 내 자식이 좀더 나은 세상에 살게 하려면, 우리의 임무가 막중하다.. 우리는 무적의 투표부대였으나 상대방또한 뿌리깊은 수구세력이다. 헌정사상 처음 의회권력을 내어준 그들의 저항은 이제 다각면에서 닥쳐올 것이다.

하지만, 시민은 언제나 승리한다.. 시민의 승리가 역사의 수레바퀴를 앞으로 전진시킬 것이다.. 박관용의장의 말을 고대로 빌리고 싶다..

"대한민국은 전진해야 합니다.."

추신, 수구세력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 역시나 박관용의장의 말을 빌리고 싶다..

"자업자득~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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