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그러고보니까, 내가 회계사라는 점과 세무자문본부(이하 TAX본부)에 있다는 점 이외에 내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 지 모르는 사람이 많군;;

이번 기회에 설명해놓고 다른 사람들이 물어보면 요 글을 보여줘야겠다.

일단 회계사의 주 역활은 크게 감사/세무/컨설팅으로 이루어집니다.

일단 감사는 회사가 회계장부를 제대로 적었는지 감독하는 임무입니다. (장부를 조작하는 행위를 분식회계라고 부르죠, 대표적으로 세상은 넒고 할일도 많아서 분식회계할 거리도 많았던 대우 김우중이 생각나시죠) 말 그대로 감독하는 일이다보니 회사 관계자들과 마찰이 불가피합니다. 자료 요구하고 장부 수정을 요구하고 그러다보면 언성을 높이기 일쑤죠.. 제가 첫 직장인 삼일회계법인에서 하던 업무가 감사였는데, 사람들과 싸우고 쪼는 일에 익숙치 않았던 제게는 정말 맞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직장을 옮기게 됩니다. (부서를 바꾸기 위해)

감독하는 감사와는 달리 세무는 100% 서비스 업무입니다. 모든 회사는 결산이 끝난 후 3개월 안에 국세청에 세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법인세라고 부르지요) 근데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는 반드시, 자기가 아닌, 타인이 세금을 계산해줘야 합니다. (세금 쪼금 내고 띵가먹을까봐) 세금을 계산하는 방법은 세법 (TAX Law)에 규정되어 있고, 이를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필연적으로 회사의 세금을 합법적으로 적게 내게 하기위한 컨설팅이 수반됩니다) 회사와 회계사의 최종목적지가 일치하기 떄문에 감사하는 회계사들보다는 회사사람들과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자료도 잘 갖다주구요)

컨설팅은 말그대로, 컨설팅입니다. 일단 감사와 세무가 주 업무가 되고, 컨설팅은 틈틈히 회사로부터 요청이 들어오면 수임료를 받고 출동합니다. (흔히 앵벌이하러 간다고 합니다) 저도 아직 컨설팅 업무에는 투입된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군요;; ㅋ

암튼 회계사는 요렇게 삽니다. 회사 장부 뒤젹이면서 잘못을 지적하거나, 세금을 대신 계산해주거나, 아니면 틈틈히 용역업무에 참여하면서;;

가장 중요한 점: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는다는거죠--;; 무한 야근, 주말출근을 통해 맥도날드 시급에 도전하죠;;; 아흑..

p.s. 회계사가 된 거에 대해 후회는 없습니다. 전 숫자랑 노는게 편해요;; 숫자는 거짓말 안하거든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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