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나는 음악가가 나오는 영화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잭블랙이 나온 스쿨오브롹에서부터 에드워드펄롱 나오는 디트로이트롹시티, 프린스가 나오는 퍼플레인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마이클잭슨 주연의 문워커도 아주 좋아한다..

어차피 영화는 그 자체로 환타지.. 구지 세상살아가는 얘기 그대로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실 사람들은 오거스트러쉬가 황당무개한 이야기고, 원스는 매우 사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영화도 사실 뮤지컬이라는 전제하에 약간의 논리적 점프가 숨어있는 환타지라고 보아야 맞을 것이다.

특히 주인공 커플이 은행에 대출상담을 하러 간 자리에서 은행직원이 "너 진짜 쇼가 보고싶냐?"하면서 기타 치고 노래부르다가 대출 승인 도장을 쾅 찍는 순간에서... 이것이야 말로 돈없는 음악가들에게 Wildest Dream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쨋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사람들이 내가 꿀렁거리는 흑인음악만 좋아하지 않느냐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흑인 소울 음악 다음으로 많이 듣는게 브릿팝 쪽이라서...)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내 주어서 참 좋았다.

특히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주인공 밴드가 처음 녹음실에서 녹음하는 부분이었는데 왠 거지새끼들이 왔냐라는 식으로 뚱해있던 프로듀서가 주인공 밴드의 음악을 들으면서 자세를 고쳐잡고 입가에 씰룩거리는 미소를 띄우면서 녹음에 새롭게 임하는 그 부분...

아무리 막장이라도 구르는 재주 하나쯤은 있고.. 그걸 인정받는 순간만큼은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거다... 캬 >_<

이때 나온 노래 제목이 When Your Mind's Made Up이라는 노랜데 되게 좋다.. 요즘 블로그에 널려있으니 함 찾아서 들어보자.. 노래 스탈은 딱 콜드플레이 아류작같지만 다행히도 여자 보컬과 피아노 연주덕분에 나름의 차별성을 가지고는 있다. 실제로 주인공들이 작사작곡하고 부른거라던데 영화가 끝난후 실제로 투어를 했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어쩃든 영화는 아주 담담하게 끝난다. 여자의 남편이 고향에서 돌아와 다시 가정을 꾸리게 되고, 남자는 녹음한 시디를 들고 런던으로 향한다. 물론 그곳에는 남자가 오래전에 헤어진, 잊지 못한 연인이 기다리고 있고...

Once... 문득 영화 제목이 궁금해졌다. 왜 이렇게 지었을까? 아까도 말했듯이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환타지 영화로 보는 맥락에서 계속 생각해보면...

인생에 한번쯤... 대박의 기회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이 가진 작은 능력을 펼칠 그런 기회.. 아니면 조력자를 만날 수도 있다는 뭐 그런거 아닐까?

녹음실에서 부른 그 노래 제목처럼.. "당신이 마음의 준비만 되어 있다면..."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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