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인간사에 있어서 어떤 순서(절차,섭리?)라는 게 있을까... 한 세대의 탄생은 곧 한 세대의 퇴장을 내포하는 듯하다. 지난 주말에 집에 가보니 외할아버지가 계셨다. 온라인 장기를 두고 계셨었는데, 너무 집중을 하신건지 몰라도 내가 인사를 두어번 드려도 못들으신 것같아 보였다. 아니면 그럴 기력이 없어보이셨던지..

외할아버지는 정력과 기력이 언제나 넘쳐보이셨다. 언제나 장난기가 넘치셨고, 능글맞은 웃음으로 손자/손녀들에게 인기를 독차지하셨다. 그러던 할아버지가 얼마전 교통사고를 당하셨고 최근엔 위암 증세를 보이시면서 병원의 정밀검사를 받으셨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죽음에 대한 공포를 할아버지또한 의연하게 대처하기 힘드신 것같아 보였다.

예정일을 며칠 앞두고 일찍 태어난 나의 조카를 생각하면서, 문득 이것이 어떤 우주 섭리의 차례가 아닐까 하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은 무엇일까. 큰누나의 아이가 태어나고 1년이 지난 후 친할머니가 돌아가셨을때 바보같지만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한 세대의 등장과 한 세대의 퇴장... 나의 조카세대와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는 시공을 공유할 수 없는 법칙이 있는 것만 같아보였다.

작은누나의 아들의 탄생이 기쁜 만큼, 한편으로는 살짝 슬프다.

우주의 섭리는 인간적이지 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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