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대략 한달쯤 된 것같다. 친구와 쇼핑 좀 하고 밥을 먹으려고 명동 신세계 본점엘 갔었는데, 밥을 먹고 1층으로 내려오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나와 내 친구가 거의 마지막으로 타는 바람에 엘리베이터의 정 중앙에 위치하고 맨 마지막으로 들어온 두 녀석들이 우리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 두 녀석의 손에는 다 녹은 아이스크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는데, 그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디로 도망가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던 찰라, 우리보다 먼저 탄 것으로 추정되는 그 녀석들의 아버지의 한마디 외침..

"야.. 너네들 문쪽으로 뒤돌아서 먹어.. 흘린다.."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감동... 와.. 이 세상에 저런 부모도 있구나.. ;;;하는 도중 1층에서 문이 열렸다. 그 녀석들은 지하까지 내려가는 모양이었고, 나와 내 친구가 내리려고 하는 찰라 이번엔 엄마로 추정되는 여자의 목소리..

"늬네들 내렸다 타라.."

우리나라 처럼 좁은 땅떵어리에 수백만의 사람들이 얽혀사는 곳에서 신기하게도 에티켓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수 없다고 불평했었는데, 이런 사람을 만나다니.. 꼭 다짐했다. 자식교육을 저렇게 시킬거라고... 남에게 민폐를 주지 않는 삶. 이것을 교육의 제1명제로 두고 아이를 키울 생각이다.

p.s. 내가 이 일화에서 감동받은 진짜 사연은? 신상 버버리를 들고 타고 있어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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