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이제 3일만 지나면 스물아홉... 지금 이 나이에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에대한 조바심보다 더 급한건 내가 30년 남짓 살아오면서 겪었던 수많은 기억과 추억의 분실을 막는 것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은 존재하지 못하는 것처럼 내가 분실한 것도 역시 애초에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것과 같다.

언젠가, 아니 지금도 항상 생각한다. 내 인생에 대한 위키피디아를 만들겠다고. 내 인생의 작은 것 하나하나 모두 기록하고 남겨두고 싶다. 그리고 기쁜 기억, 슬픈 기억 모두 세월의 바람에 씻겨 더 이상 마음을 동요하지 못할 나이가 되면 정말 솔직한 자서전을 남기고 싶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서툴고 귀찮은 한 작은 남자가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에 대해 꾸밈없이 남겨두고 싶다.

하지만 내가 지금 기록할 수 있는 것은 끽해야 10대의 기억뿐일 것이다. 10세 이전의 기억은 거의 남아잇지 않고, 20대의 기억은 상당수 현재진행형이거나 여전히 나의 가슴을 동요시킨다. 그리고 나의 가증스러운 이기심과 자기방어기제가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던 숨겨놓거나 왜곡한 진실은 이미 더러워져있다.

마치 올드보이의 최민식이 10권의 자기반성문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을 15년이나 감금했던 그 사건을 기억하지 못했던 것처럼, 희봉닷컴 이곳에 기록된 나의 모든 기록들은 모두 그러하다.

그래서 적어도 난 무엇이든 되도록이면 버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것이 내 마음이 깊숙히 묻어놓아 근 몇년동안 전혀 없었던 듯 아무렇지 않았던 기억을 3초만에 끄집어낼수 있는 마력을 지닌 것이라도... 언젠가는 그것을 그냥 미소 한번에 물끄러미 바라볼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고 생각된다.

내 나이 서른이 되면 지난 10년을 정리(기록)할 수 있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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