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나는 액자식 구성의 영화를 참 좋아한다. 영화속의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해주는 것. 마치 어렸을적 할머니나 누나가  잠자기 전 들려줬던 옜날 이야기 (혹은 지어낸 재미없는 얘기였을지라도)의 추억이 떠오른다.

오늘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을 보았는데, 기존의 이야기식 구성과는 색다른 게 한가지 있었다. 죄책감과 좌절감, 절망 그리고 술에 취한채로 비극으로 치닫는 이야기꾼의 절규, "이건 내 이야기야.." (내가 기억하기론 영어대사가 This is my story)

하지만 꼬마는 "내 이야기이기도 해요" (Mine, too라고 대답) 어느새 그 이야기에 한 등장인물로 등장하는 꼬마... 이야기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꼬마 역시 이야기의 일부분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으며 순수하고 단순한 욕망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 어린아이의 치기(?)와 같은 것일까? 누구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려간다. 그리고 청자가 바라는 스토리를 약간씩 어긋나며 사람들이 원하는 결말로 치닫는 것.. 이것이 진정한 이야기꾼의 재주가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이야기를 청자가 생기는 순간 더 이상 화자만의 것이 아니기때문이다. 이야기는 청자의 것이기도 하며, 둘 또는 그 이상의 사이 속의 피드백으로 완성된다.

어차피 이야기는 "사실"일 필요는 없으니...
"진실"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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