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안녕 나의 20대여..

나는 지난 10년간 무엇을 이루고 살았을까? 내가 성취한 것은 어떤 것일까? 손에 잡힐 듯, 눈에 보일 듯한 그 무언가를 항상 추구하며 살아왔지만 거울을 보면서.. 그리고 내 주위를 둘러보면 나는 아직 이룬 것이 너무 없다.

내가 상상하던 30살의 모습은 여유롭고 똑똑하며, 남들의 존경과 인정을 받는 그런 사람이었으나 그런 것은 아직 너무나 요원하다..

아직도 난 내 눈앞에 매달린 당근을 쫓아, 채찍질에 아파하며 한눈팔 틈도 없이 외길 트렉을 달리고 있다.

나는 성장하길 바랬다. 비록 이 저주받은 육체는 고등학교 1학년 이후로 자라주질 않았지만, 적어도 마음만은 풍성하고 구김없이 자라주길 바랬는데... 마음속에선 허영과 기만, 욕심만이 뱀처럼 또아리를 틀고 있을 뿐이다. 내가 도대체 어떤 사람이 된 것일까...

나는 성장하지 못한채 내 인생의 행복했던 몇 안되는 순간을 추억하면서 삐뚤어져갔다. 과거는 내 맘대로 조작과 왜곡하기 쉬웠기에 난 항상 과거속에서 위안을 삼으려 했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두려운 것이었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 역시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나의 성장은 "슬램덩크"가 되었어야 했지만 결국 "은하철도999"의 그것이었고, 소년은 결국 성장하지 못했다. 결국 행복하지도 않았던 순간들을 멋지게 포장하고 나선,결국엔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성장하지 못했기에, 난 항상 사랑받고 싶어했고, 인정받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것은 떼를 쓴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으며, 더더욱 누군가가 공짜로 내 손에 쥐어주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정작 그것이 내 삶에 들어왔을때 난 그것들을 소홀히 했고 잃고 나서야 질투심에 눈 멀었다. 이유가 무엇인지도 모른체 이미 내 손아귀에서 멀어저간 것에 가슴아파하고 저주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척 했다.

나는 항상 자만했다. 나에게 잠시 주어진 행운 조차 당연시 했으며, 이것이 영원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신기루처럼 한순간에 사라져버리고 말자 진심으로 분노했다. 세상이 나를 왜 이렇게 대하는지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항상 충동적이었다. 항상 극단을 오고갔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와 충격을 안겨주곤 했다. 그들이 그 이유를 알고싶어할때 사실 나조차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나 자신도 나를 설명한다는 것은 상당히 까다로왔다.

하지만 사회는 그리 녹녹치 않았다. 내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주지 않는 이상 이제 더이상 받을 수 없게 되었다. give & take... 세상엔 공짜가 없다잖아.. 왜 알면서도 가만히 있는거지? let it be... 이 말은 사실 루저의 비겁함이었다. 가만히 있으면서 누군가에게 받으려고만 했던... 이제 아무도 속아주지 않는다.

그래서 난 적어도 30살이 되어가기 시작할 무렵 주위 몇몇 사람들에게 나의 진심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했다. 나를 비웃거나 무시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나의 치부와 아픔을 보여주었을 때, 공감해주고 같이 고민해준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처음엔, 나의 이런 아픔을 이 사람들이 혹시나 해결해줄 수 있을까라는 유아기적인 발상에서였지만, 지금은 이렇게 속에 있는 고민을 누군가에게 속시원하게 말한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치유가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는 내 스스로 똑똑하다고 믿고있었으며, 그 누군가의 조언이나 도움따위는 필요없다고 항상 느껴왔지만, 사실 나는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바보였다. 나는 이제서야 내 안에 있는 껍질을 조금씩 깨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내 속살을 보여주기로 마음먹었으며, 내 고민을 말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들의 조언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바보같은 10년간의 그닥 성공하지 못했던 내 20대의 마지막 자락에서 이 작은 교훈 하나를 머리속에 간직할 수 있게 된 것에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된다.

give & take...
let it be...

그리고

u're not alone...

희봉

2010.01.01 03:25:42

so.. talk 2 me... or.. talk 2 ur friends, if u got 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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