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질샌더가 뭔지도 몰랐다.. 허구엇날 유니클로나 사입고 몸에 맞지도 않는 폴스미스 옷이나 하악거릴뿐.. 그런데 이번에 유니클로에서 질샌더와 콜라보레이션을 한다기에 좀 검색해봤더니 미니멀한 감각으로 현재 잘나가는 여성 드자이너 중 하나라는군.. 어차피 유니클로 옷들도 다 심플한 디자인이었는데 질샌더 라인은 좀더 과감해졌다랄까.. 살짝 더 Fit도 맞고 색감이나 품질도 살짝 더 고급스러워진 것같다.. 암튼 지금은 "대만족"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만족"하고 있다.. 이러다가 이제 유니클로 말고 진짜 질샌더를 사게되는건 아니겠지.. (이번 유니클로 + 질샌더 라인 사는데만 돈을 얼마나 쓴거냐 -_-)

암튼 런칭 첫날 이것저것 안가리고 다 사버릴 속셈으로 명동 유니클로 매장에 11시 30분쯤 도착했더니 이미 줄은 200미터.. 줄선 사람들의 얼굴과 몸매를 보아하니 하나같이 나처럼 작고 마른 호모같은 녀석들!! 난 너희들이 미워!! 내가 입을 옷을 미리 선점하지 말란 말이다!! 너네들 이거 다 사도 결국 고기먹고 살 뒤룩뒤룩 찌면 못입게 될게 뻔하잖아!!

암튼 30분 가량 기다리고 12시쯤 입장하니 이미 매장은 초토화.. 젝일... 암튼 그날은 약간의 가벼운 우울증까지... (이제 쇼핑을 못해서 생긴 우울증인지, 명절우울증인지.. 아니면 태생적으로 가지고있는 우울증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쇼핑 실패... 인터넷 매장에도 S사이즈는 ALL GONE... ㅜㅜ

3일쯤 지났나.. 우연히 유니클로 홈페이지에 다시 가보니 S사이즈가 몇개 Stock되어있는 것을 발견.. 물불안가리고 구입.. (셔츠 3벌과 V넥, 터틀넥) 게다가 수요일 회사를 땡땡이칠 수 있는 우연한 (나의 의도가 적극 개입된) 기회로 인해 다시 명동 매장을 찾았더니 상당수의 질샌더 라인이 다시 Stock되어있는 것을 보고 몇개 입어보다가.. Fit이 딱맞는 가디건에 대 만족하고 사이즈를 보니 L...

"엥? 내가 태어나서 Large를 입어본적이 있었던가?"하고 다시 자세히 보니..

Women.... Women!! 그대의 이름은 위민!!!!!!!!!!!!!

으악! 드디어 난 건널수 없는 강을 건너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래.. 남자 S입어도 살짝 남았는데.. 여자 L을 입으니 정말 꼬옥 맞는구나.. ㅠㅠ 난 이제 드랙퀸이 되는건가;;;

엄마야!! ㅠㅠ

p.s. 질샌더 고마워요.. 나의 정체성을 찾아줘서.. 이제 남자 S찾으려고 헛고생하지 않을게요.. 여자 L을 입으면 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