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내가 제일 즐겨보는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 이 프로그램의 묘미는 시즌 초반 지역예선에 있다. 자신이 얼마나 형편없는 가수인지 모르는 사람들...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NERD들의 어처구니 없는 자만감. 그리고 실망 or 현실 부정.. "내가 차기 아메리칸 아이돌이에요"라고 자신있게 내뱉는 우승자는 이제껏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쇼는 악의적이든 아니든 그런 사람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비웃는다.

하지만, 지역예선의 또다른 묘미는 숨어있는 진주를 발견하는 것이다. 하지만 NERD를 금방 눈치챌수 있는 것처럼 숨어있는 진주를 발견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대체로 그들은 겸손하고, 단정하고 자신의 음악 스타일에 맞는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다 (절대 과하지 않은..)

U're What U Wear...

옷과 헤어, 메이크업... 노래를 부르기 전부터 이 사람이 어느 정도의 노래실력을 보여줄 것인지는 너무나 명확하다. 패션은 나와 사회의 커뮤니케이션이다. 패션 센스가 있는 사람이 자신의 노래실력 조차 인지하지 못한체 쇼에 나왔을리가 없다. 이제껏 그런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런 까닭에 아메리칸아이돌의 진짜 묘미는 NERD한 차림의 실력자들을 발굴하는 것이다. 공부벌레, 너무나 평범한 수리공, 웨이트리스, 시골처녀... 아마도 자신의 노래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는 그런 숨은 보석 들... 내가 느끼기에 심사위원들도 이러한 사람들을 발굴하면서 가장 뿌듯해하는 것같다.

Expect the unexpected!

현재 사당역 뚜레주르 2층 창밖이 잘 보이는 자리.. 나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원래부터 좋아했다. (남자든 여자든..) 예전에는 주로 얼굴 위주로 봤었는데 요즘은 옷차림과 헤어스타일까지 보게된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 옷을 보면 상당히 많은 정보를 유추할 수 있을 것같다. (하지만 수트입은 아저씨들은 예외.. 다들 똑같으니까 -_-) 하지만 옷을 통해 사람을 유추하는건 옷을 좋아하던 안좋아하던 누구나가 알게모르게 다들 느끼고있다 (혹은 알고있다.. or 인지하고 있다..)

최근에 아주 재밌는 칼럼을 읽었다. 내용인즉슨, 최근 결혼식을 다녀보니 "신랑종족"이라는 게 있다는걸 발견했다는 것이다. 적당한 키, 턱라인이 사라져버린 둥근 얼굴, 3:7가르마에 약간은 곱슬인 머리, 시력교정 목적밖에 없어보이는 안경, 서글서글한 눈매, 적당히 나온 배... (여기에 내가 한가지 더 추가시키고 싶은건 어글리한 턱시도 넥타이!! 내 주먹만한 매듭에 아메리칸 바퀴벌레 크기만한 큐빅이 박혀있다! 오마이갓!! ㅠㅠ)

아마 지금도 주말을 꽉꽉 들어찬 식장안에서는 셀수없는 신랑종족들이 탄생되고 있으리라... ㅠㅠ 나도 그렇게 될까? 혹시나 내가 결혼하게 된다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

아니...

내가 만약 아메리칸 아이돌에 나가게 된다면... 나는 어떤 차림을 하고 나가게 될까.. 꼭 맞는 블랙 수트? 아니면 청바지에 프린스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 아니면 레이스달린 셔츠에 보라색 레인코트 + 하이힐???

노래를 부르기 전 심사위원들은 나의 행색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무슨 노래를 부를거지요?"
"네, 프린스의 When Doves Cry를 부를거에요..."
"오오!! (다들 일부러 놀래는 척..)"

노래 시작..

"딕 이퓨 윌 더 픽쳐!! ~~"
"킥킥.. (노래부르는 동안 억지 웃음을 참는다..)"

"그만.. 됐어요.. 비둘기가 불러도 그것보단 잘 부르겟네..."
"힘내요,, 그래도 당신은 프린스보다 키가 10센치나 크잖아.. 킥킥.."

"사이먼! 당신 실수하는 거야!! 내가 차기 아메리칸 아이돌이라고!! 프린스도 내 동영상을 보고 노래 잘한다고 햇어!! 희봉닷컴에 당신 욕 써놓을거야!!"

한줄요약 - 다음 시즌 아메리칸아이돌에 출연하러 뉴욕갈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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