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오늘 회사 동기와 밥을 먹으면서 나눴던 대화였는데, 까먹지 않으려고 어딘가에 적어두었다가 여기에 쓰기로 한다. 가끔씩은 누군가의 대화를 통해서만 내가 무얼 생각하고 있는지 정리가 되곤 한다. 문답법을 통해 상대방의 생각을 알기도 하지만 정작 나의 생각을 끄집어 내는게 제일 중요하다.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건 나니까.. 그런데 가끔은 내가 나에 대해서도 잘 모르곤 할 때가 있다.

그리고 오늘 무언가를 하나 느끼게 되었는데, 그것은 내가 왜 내 주변 사람 (그것도 나와 제일 가까운 사람들)에게 까칠하게 구느냐에 대한 일종의 해답이었다. 정리하자면 매우 간단하다.

1. 사람이 어딘가에 억눌리면 다른 누군가에게 그것을 풀거나, 아니면 언젠가 풀게 된다.
2. 내가 사랑하는 주변의 누군가에게 까칠하게 대했다면 그것은 내가 많이 억눌리고 있었다는 것이고, 아마 그 용의자는 "회사"일거다.
3. 왜냐면 연극은 오래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자신의 행복과,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나의 따뜻한 마음씨를 과시하기 위해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는 것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그런데 왜 하필 자기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남에게는 그토록 친절하면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까. 이렇게 까칠하게 대해도 나를 떠나지 않을 거라는 심리적 안정 때문일까.

희봉

2011.08.06 02:12:53

"신경질적이고 습자지같고 말장난 하는거 좋아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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