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혹성탈출 1편 (원제: 유인원의 행성)

우리가 가장 잘 알고있는 혹성탈출이 바로 이 1편이다. 지구에서 우주선을 타고 먼 미래의 미지의 행성에 도달한 주인공(테일러)가 침팬치들이 지배하는 행성에서 도망치려 하지만 결국 핵전쟁 이후에 인류가 멸망하고 유인원들이 정복한 지구였다는 사실을 알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그 유명한 해안가의 자유의여신상은 다들 알 것이다. 주인공이 유인원들로부터 도망치다가 자유의여신상을 보고 통곡하는 엔딩 씬을.. 1편을 보고 느끼는 것은 "아 속터져서 못보겠다"라는 심정이 강하게 든다. 말을 하고 지능을 가진 인간의 합리성을 무시하고 야만과 원시적인 종교를 믿는 유인원들의 무식과 꽉 막힌 태도를 보고있노라면 말이다. 원숭이가 인간행세를 하고, 인간은 원숭이 취급을 받는 그런 세상.. 진짜와 가짜가 전도되고, 가짜가 진짜 행세를 하며 진짜를 탄압하는 그런 곳.. 오바해서 해석하자면 지금 우리 사회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소소한 이야기거리 : 이 오리지널 영화에서 주인공이 푸른눈을 가졌다고 해서 "브라이트 아이즈"라 불린다. 이번 리메이크작에서 오마쥬로 쓰인 듯.. 그리고 주인공이 감옥에서 물대포를 맞으면서 "이곳은 매드하우스야!! 매드하우스!!"라고 절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역시도 이번 리메이크작에서 차용되었다. (상황은 정반대로..)

평점 : 별 4개 반

혹성탈출 2편 (원제: 유인원의 행성, 그 밑에서..)

시리즈가 다소 병맛으로 흘렀다는 비난을 받는 작품이다. 줄거리는 1편의 주인공 테일러가 우주로 날아가서 돌아오지 않자, 지구에서 또다른 우주선을 발사하게 되고, 2편의 주인공 (브렌트)가 테일러를 찾아나서다가 지하도시에 숨어있는 인류와 맞닥드리게 되는 내용이다. 핵무기로 인해 폐허가 된 지구에서 방사능의 영향으로 온몸이 돌연변이가 된 인류가 원숭이들을 피해 지하세계에서 핵무기를 숭배하며 살아가다 원숭이의 침략에 핵무기를 사용하게 되어 지구가 사라져버린다는 매우 충격적인 결말을 담고 있다. 1편에서 핵무기 전쟁으로 인해 멸망해버린 인류를 저주하였던 테일러가 정작 지구를 사라지게 하는 핵무기 발사버튼을 누른다는 점이 좀 황당하다.

당시 미국과 소련이 경쟁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던 냉전시대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당시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이지 않을까 싶다.

평점 : 별 3개

혹성탈출 3편 (원제: 유인원의 행성, 탈출)

2편에서 지구가 소멸하기 전에 일부 원숭이들이 1편에서 인간들이 타고온 우주선을 고쳐서 다시 과거로 날아온다라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1편에서 보면 원숭이들이 총을 들고있긴 하지만 하는 행동이나 양식은 거의 청동기 시대급인데 어떡게 우주선을 고쳐타고 날아왔나 의심하기 시작하면 골치가 아프니 관두자. 시적허용인가? 영화적 허용?? 지구로 날아온 원숭이 3마리 중 한마리가 사고로 죽고, 1쌍의 원숭이 부부가 지능을 가지고 말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대적인 환영을 받게 된다. 그들의 아이가 지능을 갖게 되고 말을 할 수 있는 최초의 원숭이가 되어 결국 혁명을 주동하게 된다는 사실을 인간들에게 들키기 전까지 말이다. 결국 원숭이 부부와 아이는 살해되지만 이를 예상한 원숭이 부부가 아이를 다른 침팬치 아이와 이미 바꿔치기 한 상태여서, 불행의 씨앗이 잉태되어 자라게 된다.

황량한 지구를 배경으로 충격적인 비쥬얼/특수효과로 무장한 1,2편과 달리 배경이 지구인데다가, 등장인물 원숭이가 3마리밖에 등장하지 않아서 그 전 작품들과는 너무 생소하다. 미래에서 과거로 날아와 그 미래의 씨앗을 놓고 간다는 설정이 터미네이터와 매우 비슷하다. 마치 자신의 아버지를 미래에서 과거로 보내 자신의 어머니와 만나게 했던 존코너처럼..

평점 : 별 3개 반

혹성탈출 4편 (원제: 유인원의 행성, 정복)

3편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아 성인이 된 원숭이 씨저 (이번 리메이크작에서도 동일한 이름으로 나온다)가 원숭이들을 주동하여 혁명을 일으킨다는 내용이다. 개와 고양이들이 전염병으로 몰살하게 되고 인간들이 원숭이들을 애완동물 대신으로 키우다가, 지능이 높다는 점을 이용하여 이들을 훈련시키고 (주로 고문하고 겁을 주는 방식으로) 노예로 부리게 된다. 생각하고 말을 할 수 있는 씨저가 이러한 인간의 야만성에 견디지 못하고 원숭이들을 모아 원숭이교육센터를 습격, 그곳에서 핍박받는 원숭이들을 탈옥시키고 인간세상을 정복해간다. 1편에서 원숭이 들이 사는 비합리적인 세상에 대한 답답한 심정이 이쯤되니 역전되어 오히려 전체주의 국가의 분위기를 풍기는 인간세상에서 핍박받는 원숭이들에게 어느덧 나를 동일화시켜가게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원숭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도열한 군인들이 총기를 겨누고 총을 발사하고 나서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짓는 장면은 민초를 짓밟는 군사독재정부가 연상될 정도다. 혁명에의 폭력성은 그렇게 정당성을 얻는다.

소소한 이야기거리 : 원숭이들이 원숭이교육센터를 습격하여 탈출시키는 장면은 프랑스혁명이 연상되었다.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면서 혁명은 시작되었으니까... 그리고 이 영화에서의 경찰의 의복이 매우 독일군 스럽다. 전체주의적인 사회분위기를 보여주려고 그렇게 입힌 것이 아닐까 싶다.

사족2 : 겨우 물을 따르고 시중을 하는 정도의 지능과 훈련수준을 가진 원숭이들이 어떡게 씨저의 주동으로 그렇게 혁명을 일으키게 되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영화니까 그냥 봐주는 건가 싶다가.. 원숭이 교육센터에서 그들이 제일 제대로 배웠을 것이 물을 따르고 청소하고 시중을 드는게 아닌 그들을 핍박했던 그 폭력성과 야만성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면 그렇게 무리가 아닌 설정인 것같다

사족3 : 이번 혹성탈출 리메이크작이 아마 이 4편과 제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오리지널 4편이 원숭이들의 혁명을 좀더 비장하게 연출한 것같아서 더 맘에 든다.

평점 : 별세개반


p.s.1. 아무래도 60년대 말 70년대 초에 만들어진 영화다 보니 남자들의 수트가 매우 이쁘다 +_+;; 그때는 다들 맞춤양복을 몸에 꼭 맞게 입고 다녔었지!

p.s.2. 나는 아직도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액션에 아주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이 당시에는 CG가 없었으므로 모든 액션이 진짜 몸빵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인지 더 손에 땀이 난다. 벤허에서 사람이 직접 전차에 깔리는 것처럼.. 이 시리즈에서 엑스트라들의 고생이 눈에 훤히 보인다.

희봉

2011.09.10 01:14:29

방금 오리지널 시리즈 최종회인 5편을 보았다. 이제 혹성탈출 시리즈는 매트릭스, 반지의제왕, 스타워즈와 같은 SF걸작 대열에 올려놓기로 했다

희봉

2011.09.10 01:27:27

뉴스 속보에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지금 상황은 역시나 오리지날 1편...it's mad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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