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입술 안이 엄청 헐었다. 오늘 오후엔 스타워즈를 극장에서 3번째로 관람 하였는데 몸살 기운이 있어서 살짝 졸았다. 그리고 지금은 내 서식처로 돌아와 테라플루를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고 있다. 올해의 화두는 “건강”인데 1월 1일부터 이렇게 골골대선 곤란하다.

(그런데 테라플루를 마신다고 몸살기운이 말끔하게 날라갈수 있을까, 우선 맛이 너무 별로다. 차라리 한약같은 맛 이었으면 약이라고 생각하고 마실텐데)

매번 느끼는 거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특별히 뭔가 깨우치거나 다이나믹하게 달라지는 건 없다. 20대 무렵 상상했던 “30대 박희봉의 모습” 중 하나도 이뤄지지 않는 걸 보면 말야. 아직도 난 9살에 품었던 유치하고 황당한 궁금증 중 몇 개 만을 풀어낸 것 같다.

다만 “인간 박희봉”이라는 존재에 대한 “윤곽선”에 대해서 점점 더 알아가고 있다. 나와 나 자신의 경계, 나와 세상과의 경계들, 그리고 그 경계 들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에 대한 것들도

다만 최근 들어 개업을 함으로써 그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조직 안에서 강제로 그려졌던 (주어졌던) 윤곽선을 지우고 진짜 내 윤곽선들이 무엇인지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나의 행복지수가 조금 상승한 것은 사실이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내가 내 인생의 주체가 되었다.

희봉

2016.01.01 23:41:57

이제 더이상 주어진 윤곽선에 고통받지 않아도 되지만 이 모든 책임은 내게로 귀속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제일 걱정되는 건 지난 35년간 반복되었던 나의 변덕과 어리석은 선택 들이다.

희봉

2016.01.01 23:46:56

미래의 희봉에게 고한다
"지금 니가 하고자 하는 그 결정, 하지마라"
List of Articles
공지 [기록] 인간 박희봉에 대한 짤막한 소개... [1] 희봉 2013-08-07 43699
공지 [목록] 갖고 싶은 것들 [20] 희봉 2015-06-26 36304
공지 [링크] 몇몇 장문의 일기 들.. 희봉 2014-01-28 28424
1296 무제일기 2016.04.23 [1] 희봉 2016-04-24 1361
1295 프린스와 함께한 10년 (2006~2016) 희봉 2016-04-22 2839
1294 시드니 여행기 2편 [1] 희봉 2016-03-27 1402
1293 진짜 시드니 여행기 1편 희봉 2016-03-01 1204
1292 시드니 여행기 첫째날 (소설 박희봉 여행편) [2] 희봉 2016-02-15 1435
1291 시드니에 가게 되었다 [1] 희봉 2016-02-15 1026
1290 런던에 갈 것이다 [1] 희봉 2016-01-10 1405
1289 할 일도 없다면서 출근은 왜 해? [3] 희봉 2016-01-07 1516
1288 1월 6일 수요일 2016년 [2] 희봉 2016-01-06 1293
1287 2010년 1월 첫째날 [1] 희봉 2016-01-04 1034
1286 어글리한 세상을 견딜 수 있는 몇가지 요소 희봉 2016-01-01 1277
» 2016년 1월 1일 [2] 희봉 2016-01-01 1061
1284 2015년 희봉닷컴 어워드 희봉 2015-12-26 1185
1283 스크루지의 유령 [1] 희봉 2015-12-25 1157
1282 무제 일기 2015.12.21 희봉 2015-12-21 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