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오늘 오랫만에 다림질을 했다.. 이 말의 뜻은.. 오늘 무척이나 여유로왔다는 뜻이다. 요즘 몸과 마음이 여간 귀찮아져서 이것저것 할일을 모두 미루고 살고 있는데 말이다. (어젠 2주만에 구두도 전부 닦았다), 사실 가을이 와서 셔츠를 꼭 다림질 하지 않아도 된다. 브이넥 니트를 위에 받쳐입으면 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비싼 돈을 주고 맞춤셔츠를 장만했는데 다리기 귀찮다는 이유로 싸구려 유니클로 니트로 덮어버린다는 것은 셔츠에게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사실 다림질을 하지 않은 꾸깃한 상태가 보기 싫어서 니트를 입는 것도 있고, 셔츠가 핏이 안맞다보니 슬림한 니트로 덮어버리는 효과도 노리는 거였다.

암튼 결론은 비싼 셔츠를 주고 샀으니, 다림질을 해서 이쁘게 입고 다녀야 한다는 책임감이 들었다. 그런데 집에 오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이것저것 꼭 필요한 것만 해도 시간이 금방 12시에 도달해버린다.

오늘도 밥먹고 집에 와서 다림질 한번 했는데 벌써 11시 반이다. 내가 중간중간 기절하는 것도 아닐건데.. (혹시 진짜로 기절하는걸까?? 내 방에 CCTV를 설치해서 내가 퇴근후 어떻게 집에서 찌질거리는지 촬영이라도 해보고싶은 맘이다) 그래서 다림질을 하려고 치면 항상 다림질보다 더 값진 무언가를 해야할 것이 생각난다.

다림질보다 값진 것...

1. 새로 다운로드 받은 아이티크라우드/빅뱅이론 감상 (어제 첨으로 다운로드 받았는데 아무래도 헬게이트를 열어재낀 것같아서 영 깨림찍하다.. 이건 그냥 기분탓일테지..)
2.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기 (녹음한 내 목소리를 들으면서 오그라진 손발을 펴는데 대게 1시간 반쯤 소요)
3. 아이패드 가지고 놀기 (주로 트위터앱을 위로 잡아 땡기며 슉슉 거리는 소리 듣기)
4. 몰스킨 수첩에 찌질한 생각들을 쏟아내기 (이걸 누가 본다면... 으읔..)
5. 괜한 디스크조각모음, 오류검사, 최적화 짓거리 (이걸 왜 맨날 하고 싶은 걸까?)
6. 트위터나 페이스북 리프레쉬 (아이패드로 하다가 지겨워지면 컴퓨터 앞에서 한다)
7. 빨래하기 (빨래 너는게 귀찮아서 거의 2~3일에 한번씩 한다. 조금씩 너는게 덜 귀찮아서..)
8. 설겆이 (아.. 망할놈의 컵... 그냥 종이컵 사버릴까..)
9. 셀카찍기 (옷 벗고찍는거 아니다. 상상하지 마시길.)
10. 치즈에 와인마시기 (with Joni Mitchell)
11. 포털사이트에서 가카를 찬양하는 선플달기 (이거 하면 봉사시간 인정해준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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