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오늘 누군가, 루저의 나락에서 떨어지기 직전의 상태에서 나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난, 내 앞가림도 못하는데 왜 자꾸 나에게 상담을 요청하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내가 적응못하고 회사 자꾸 왔다리갔다리 해서 잘 안다고 생각하는 모양…)

그러고선 나에게 본인이 원하는 상태를 말해줬는데.. 그게 참 애매했다.

무언가 미치도록 일을 하고 싶다라는 것도 아니고, 아주 다 때려치우고 놀겠다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적당히" 였다.

나도 한동안 "적당히" 살아보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불가능한 사회구조라는 것을 알고는 포기했다.

난 정말 적당히 살고 싶었다.

지금 일하는 거의 절반만 일하고, 지금 버는 돈의 절반만 벌고..

그대신에 내가 좋아하는 음악, 영화, 인터넷잉여짓… 이런것으로 내 인생을 훨씬 더 다채롭고 풍요롭게 꾸미고 싶었다. (내가 지난 5년간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자기계발과 운동이라는 것도 좀 하면서 말이다. 나 정말 글쓰기 학원에 다니고 싶다. 나 시트콤 작가 하고싶단 말이야..) 난 정말 혼자 내비둬도 이것저것 심심하지 않게 잘 논단 말야..

그런데 아무도 그것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회사도, 사회도, 가족들도.. 그리고 심지어 나 조차도.. 이 세상은 항상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요구한다. 선택이란 처음부터 없었나보다. (선택도 결국 힘있는 자들이나 할 수 있는 것이었을 뿐..)

그래서 참 허무하고 답답한 것이다. 마구 달리다보면 어느새 내가 왜 이짓거리를 하고 있는지 알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니까..

누군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너에겐 아주 다급함이 없는 것같다. 다급함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데.."

이제 나의 대답은 이렇다. 나는 가장 빨리 달리는 사람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 아니. 포기한다.. 나에겐 애초에 그런 그릇조차 없어

"난 예쁘고 우아하게 뛸거야, 날 지켜봐"

희봉

2012.01.11 23:15:48

나 시트콤 작가하면 캐릭터는 충분하다. 과학고를 나온 탓에 내 주위엔 온통 쉘던과 레너드 천지;;

희봉

2012.01.11 23:16:07

방금 위 댓글은 "빅뱅이론"을 알아야 이해 가능;; so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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