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나의 강박 리스트 또는 엄청 혐오하는 것.. 나는 삼십평생 잘 못 살아서 남들이 OK하고 넘어가는 대부분의 것들을 다 거슬리면서 산다. 이러다가 고약한 스크루지 영감되는 일이 멀지 않았다.

1.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강박

이건 내가 찌질이/찐다일지도 모른다라는 가설을 입증하는 가정 확실한 반증이긴 한데, 뭐랄까 이 세상 아무도 나를 무시하고 내 말을 들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강박에서 비롯된 것같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목적지에서 내리지 못할 거라는 강박이 있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면 목적지에서 어느쪽 문이 열리는지 미리 알아야 마음이 편하고, 버스도 사람이 꽉 들어차있으면 불안하다. 목적지에 다달았을때 뒷문에 서있지 않으면 못 내릴테니까.. 생각해보니 이건 내가 남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사고방식도 크게 작용한 듯..

2. 씻지 않으면 절대로 침대위로 올라가지 않아

이건 룰이다. 침대에는 아주 정결한 상태로 올라가야해, 더러운 마음은 내 침대에 올라갈 수 있지만 더러운 몸은 올라가지 못해

3. 넥타이/포켓스퀘어/컴퓨터모니터를 터치하는 것

내가 아끼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함부로 대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그것은 폭력이다. 내가 무언가 신기하고 예쁜 타이를 차고 있거나 포켓스퀘어(다른 말로는 행커치프)를 수트 자켓에 꽂아두고 있으면 꼭 교양없는 사람들은 "이거 뭐야?" 또는 "이거 진짜야?"하면서 꼭 자기 손으로 들쳐본다. 과장하자면 마치 내 신체부위를 터치당하는 모욕감이 든다.

제발 그러지마

이제부터, 당신이 내 넥타이 건들면 나도 니 엉덩이 만질거야

컴퓨터모니터는 내가 패션덕후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동안 컴퓨터덕후(IT Nerd/Geek)이었기때문에 아직 남아 있는 습성이다. 가끔 미국 시트콤에서 컴퓨터 천재가 무언가 알아냈을때 보통 사람들이 아무 생각없이 모니터를 손으로 짚으면 덕후가 "돈 터치 마이 모니터!"하면서 화내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 나보다 더 공감하는 사람은 없을거다.

4. 신발(특히 구두)벗는 식당에 가는 것

못생기고 헐렁한 각구두 신는 너희들이나 너희 구두를 아무렇지도 않게 식당 입구에 팽개치고 기름지고 더 이상 부풀어오를 수 없을 정도로 팽배해진 배때기에 음식을 쳐넣을 수 있는거지. 난 내 구두를 벗어놓고는 걱정이 되서 도무지 쌀 한톨 들어가지 않는다.

너희들이 맛있는 식당 찾을때 나는 구두 안벗는 식당 찾는다.

5. 내가 전혀 관심없는 이야기 따위를 나누는 것

제발… 짝이나, 코스트코 얘기 하지마세요.. ㅜㅜ

6. 음식을 먹을 때 옷에 음식을 흘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

이것도 아마 내가 넥타이를 한창 사랑하던 시절에 생긴 강박인데, 넥타이가 세탁이 불가능하다보니, 음식을 흘리면 수명이 끝나버리는 탓에 생긴거다. 요즘엔 그게 더 확장되서 바지에도 흘리지 않으려고 식당에 가면 꼭 앞치마를 달라고 한다.

7. 비오는 날 지렁이

아앜! 나는 윤택하고 꿈틀거리는 것들은 다 싫어! (사람 포함)

8. 열쇠를 잃어버려 집에 들어가지 못할까 하는 강박 (마치 골룸처럼)

마치 절대반지를 가진 골룸이나 프로도 배긴스, 빌보배긴스가 절대반지가 있난 없나 계속 확인하는 것처럼 나도 끊임없이 내 열쇠가 주머니에 있나 확인하곤 한다.

열쇠가 없어서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을 상상하기도 싫어한다.

열쇠를 잃어버려서 집에 못들어가는 강박을 지미헨드릭스가 Red House라는 노래로 표현했지.. (이거 프린스가 부른 Purple House도 엄청 좋음)

추신. 프린스 얘기로 끝나서 기분 좋음...

Jimi Hendrix - Red House

Well there's a red house over yonder
That's where my baby stays
Lord there's a red house over yonder
Oh that's where my baby stays
I ain't been home to see my baby
In ninety-nine and one half days

Wait a minute, something wrong here
My key won't unlock this door
Wait a minute, something wrong here
Lord have mercy this
key won't unlock this door
(something wrong here)
I gotta bad, bad feeling
My baby don't live here no more
(That's ok, I still got my guitar...look out!)

Well I might as well look back over yonder
Way back up over the hill
Lord I might as well go back over yonder
Way back yonder across the hill
Even though my baby don't love me no more
I know her sister 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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