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곡이 좋아야 한다. 그리고 곡은 멜로디가 좋아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유명 락밴드들은 결국 곡이 좋다. 메탈리카, 퀸, 프린스, 마이클잭슨, 비틀즈, 라디오헤드, 콜드플레이… 결국 장르를 떠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야 하고, 그건 결국 멜로디가 좋은거다.

결국 내가 음악에 대해서 전혀 문외한이던 시절, 결국 보컬과 멜로디만으로 음악을 듣고 평가하였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돌아돌아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기분이다. 그래서 팝을 처음 접해도 마이클잭슨을 듣게 되고, 팝을 모조리 섭렵해도 결국 마이클잭슨을 듣게 된다. (나는 표지판을 잘못보고 최종목적지에서 핸들을 한번 잘못 꺾었더니 프린스가 종착지였다)

"노래는 기억나는 멜로디, 그거 하나다"

그리고 그 멜로디라는 것이, 무한정 뿜어져 나올 수 없는 것이기에… 결국 그 샘은 메마르게 되는 것이다. 권력이 10년 이상을 지속하지 못하듯이 10년 이상을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밴드도 없다. 그런데 가끔씩 내가 좋아하는 밴드가 결국 곡이 좋아서 좋아한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너가 예뻐서 좋아"

퍼플레인 DVD 특별판을 보면, 프린스의 전성기 백업밴드인 레볼루션의 핵심멤버 Wendy와 Lisa가 뭐라 그러냐면..

"곡이 너무나 좋았어요.. 노래가 너무 파워풀했다구요.."

라디오헤드 역시 마찬가지야, 90년대 그들의 앨범을 들어보면 노래가 너무나 아름답다. Creep이나 Exit Music같이 너무나 아름다운 노래들을 구지 폄훼할 필요는 없다. 마치 못생긴 판검사 집안에 8등신 미녀가 있는 것처럼, 가끔씩은 그 압도적인 미모가 이질감이나 거부감마져 들때도 있지만, 결국 사람들은 그 미녀에게 눈길을 돌릴 것이다.

난 이제 미모로 승부하지 않을래 라며 옷으로 온몸을 꽁꽁 동여매고 돌아다닌다 해도 사람들은 이미 그녀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는 것처럼..

"난 너가 예뻐서 좋았는데, 지금은 너가 이래서 좋고, 저래서 좋아"

하지만 여전히 그건 예뻐서 좋은거다. 곡이 좋으니까 편곡을 이렇게 해도 좋고, 예전에 곡이 좋았으니까 지금 이렇게 구리고 실험적인 음악을 꾸역꾸역 내놓아도 들어주는 것이다. 애초에 좋은 곡을 내지 않고 처음부터 이런 음악을 내놓는 밴드였다면 아무도 좋아하지 않았을거다.

그래서 나는 소망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멜로디가 한줄이라도 내 머리속.. 아니 마음속에서 흘러나올 수 있다면..

이 멜로디 한줄로 나만의 프린스, 퀸, 도어즈, 메탈리카, 노라존스를 만들텐데;;

희봉

2012.06.17 16:10:40

표절이라도 할까!
List of Articles
공지 [기록] 인간 박희봉에 대한 짤막한 소개... [1] 희봉 2013-08-07 43912
공지 [목록] 갖고 싶은 것들 [20] 희봉 2015-06-26 36491
공지 [링크] 몇몇 장문의 일기 들.. 희봉 2014-01-28 28607
1086 10주년을 맞은 희봉닷컴 그리고 희봉에게; [2] 희봉 2012-07-10 2270
1085 22세기 최고의 락밴드 "바퀴봉밴드" 공식 모집공고 희봉 2012-07-05 2510
1084 왜곡된 모집단... [4] 희봉 2012-06-29 2050
1083 오늘 미용실에서 염색한 이야기... [1] 희봉 2012-06-25 1807
1082 장사 하면 폭삭 망할 것같아.. 희봉 2012-06-25 2350
1081 이해안되는 사람들 [1] 희봉 2012-06-19 1853
» 나만의 멜로디를 한개만이라도... [1] 희봉 2012-06-17 1827
1079 그에겐 취향같은게 아예 없었어 [2] 희봉 2012-06-07 3449
1078 인재를 아무리 뽑아봐야 소용없어... [1] 희봉 2012-06-05 1849
1077 나를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기획자로 뽑아줘!! 희봉 2012-06-01 2435
1076 노라존스 앨범 감상평... [1] 희봉 2012-05-28 2346
1075 악순환이 시작된 것같다.. [1] 희봉 2012-05-08 1805
1074 프린스 공연보러 파리로 갈거야! 희봉 2012-05-06 1853
1073 널 사랑하지만, 내 기타만큼은 아냐.. 희봉 2012-05-06 2030
1072 차분하게 쓰여진 레니크라비츠 콘서트 후기 [2] 희봉 2012-04-16 2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