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주의: 이 글은 기승전병의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now_playing - Silently (by Maxwell)

발단 - 티켓팅 준비를 위한 작업

Maxwell의 내한공연을 놓치지 않기 위해 오늘 출근하자마자, 안진회계법인의 기회비용 제로급의 잉여 회계사 5명 및 외부전문가를 매수했다. 오후 2시에 각자 티켓팅을 시도하고 가장 좋은 표를 예매한 사람 것으로 선택하기로 한 것…

(하지만 결국 최종적으로는 내가 고른 좌석이 제일 좋은 좌석이었다, 역시 난 럭키가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 글을 끝까지 읽어보면 참 우여곡절이 많다)

이번 맥스웰 티켓팅은 인터파크와 YES24에서 좌석을 반반씩 나누어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도 나름 중요한 갈림길에 해당했다.

그리고 오후 1시가 넘어선 시각 YES24와 인터파크의 예매사이트를 모두 켜두고 새로고침 버튼을 계속 누르면서 초조하게 웹페이지를 응시하고 있었는데…




#now_Playing - Suitelady (The Proposal Jam)

전개 - 예매사이트에서 덕후의 냄새를 맡다

마우스를 스크롤하고 화면 하단 아티스트 소개글을 찬찬히 읽어보았는데, 뭔가 익숙한 오덕의 냄새가 났다.

"킁킁… 어라, 이 냄새는 어디서 많이 맡아본 냄새인데…"

계속 읽어보다보니, 그 글은 바로 내가 쓴 글을 발췌한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결국, 그 오덕의 냄새는 바로 내 냄새였던 것…

얼마나 참조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예매 페이지의 아티스트 소개글과 내가 얼마전에 희봉닷컴에 올렸던 Maxwell 커리어 소개글을 Line by Line으로 읽어보니 도용(?) 내지는 참고(?)의 흔적이 너무나 역력했다. 단어나 문장을 거의다 고대로 갖다 쓴 것 같았다.

근데, 사실 나는 전문 글쟁이도 아니고 찌질한 편이라서 누가 내 글을 가져다 쓴 것에 대해서 약간은 우쭐해하기만 했고 그닥 화가 나진 않았다.

"아 내 글이 그래도 누가 가져갈만큼은 되는구나"라고..

그리고 그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더니 기획사인 서던스타 측에서 멘션을 주어서 "참고했음"을 인정했다. 아무튼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티켓팅에 온 신경이 곤두서있었기 때문에 여타의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now_Playing - This Woman's Work

절정 - 병신 중 병신…

약속된 티켓팅 오픈 시각인 2시가 되었고 나는 예스24 사이트에서 손을 부들부들 떨고 겨드랑이의 땀을 분수처럼 분출하면서 클릭질을 연신해댔는데…

주제도 모르고 맨 앞줄을 클릭하고 결제를 진행하다가 웹페이지 오류 메시지를 한번 만나고 나는 정신이 혼미해져버렸다.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조차 이겨낸 내가 겨우 웹페이지 오류 메시지에 다운되다니…

맥스웰/맥심/테이스터스초이스 커피믹스를 황금비율로 위장에 한가득 털어넣고 정신을 가다듬은 다음 욕심부리지 않고 다섯번째줄 정도의 좌석을 클릭하고 끝내 티켓팅에 성공하였다. 카드결제과정에서 오류가 나지 않을까 싶어서 무통장입금으로 선택한다음 결제확인 메일을 확인하고 입금을 하려는데..

어라 이상하다… 메일에 적혀있는 금액은 9만9천원...

분명히 VIP석은 19만원인데 왜 50% 할인해서 9만원만 내라고 하는거지?

어라? 왠 장애인 할인이지??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YES24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내가 결제과정에서 장애인할인 항목에 체크를 하고 결제를 진행시켰던 것… 그래서 실수로 장애인 할인을 체크했으니 정보를 수정하면 내가 원래 정상금액을 입금시키겠다고 했더니

"그건 안된다. 표를 취소하고 다시 주문하던지.. 아니면 표 수령현장에서 장애인 확인증을 보여줘야 된다"

흐엌! 내가 어떻게 해서 확보한 가운데 자리인데 양보한단 말인가!! 내가 문재인/안철수급이이라해도 대선후보자리를 양보하면 몰라도 맥스웰 공연의 좋은 자리는 양보할 수 없어..

아 어떡하지..

표 수령할때 카이저소제처럼 절름발이 흉내라도 내야하나…

아니지, 멀쩡한 결제과정에서 손가락 클릭질 실수로 장애인 할인을 고르긴 했으니까 내가 병신이 맞긴 하지.. 이걸로 어필해볼까..

내가 너무나 한심스럽고 병신같아서 이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고 망연자실 하고 있는데..



#now_Playing - No One

결말 - 해피 엔딩(?)

결제를 취소할까 말까, 아니면 다리몽댕이를 절단낼까, 섹시한 벙어리 아다다인척 할까 심각한 고민을 하던 차에.. 기획사인 서던스타 측에서 쪽지를 보내 혹시 티켓팅한 것을 취소하지 않았으면 그냥 주최측이 알아서 그냥 할인된 가격으로 입장시켜주겠다는 내용을 전달해왔다. (아무래도 내 글을 가져다가 참조(?)한 것이 미안했다보다)

본명과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최근 개명한 프랑스식 이름인 "희본느 장 셀린"을 말해줄까 하다가 싸대기 맞을 것 같아서 본명인 "박희봉"과 전화번호를 전달해주고는 이 모든 헤프닝이 일단락되었다.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다. 요즘 제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던 차에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지.



추신1. 아무튼 희봉닷컴에 올린 내 허접한 글이 "현금"과 같은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던 것이어서 사실 좀 뿌듯했다. 내 인생에서 이런 날이 오다니..

추신2. 엄마! 엄마 아들 성공했어!! 엄마 아들 다 컸나봐!!

추신3. 엄마 내가 내일 삼겹살 사갈게!!

희봉

2012.10.20 01:28:29

그러고보니 나도 맥스웰 포스터 한장을 도둑질 했다. 피장파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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