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영원회귀의 지루함…

애니팡이 인기인가보다. 세월이 흐르고 하드웨어의 사양이 급속도로 발전하더라도 사람들이 즐겨하는 게임은 매우 단순하다. 심플한 규칙으로 중독성있게 시간을 빨리빨리 소비시키는 것..

가까이 들여다보면 세월은 너무다 더디게 흐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하루하루의 지루함을 참지 못한다. 저마다 직업이 필요한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함보다 내 시간을 소비시키기 위함이 더 큰 것같다.

따라서 나는 자신이 사랑하는 어떤 분야에 매진할 수 있는 사람이 너무나 부러웠다. 그들의 시간은 빨리 가겠지. (하지만 입생로랑의 전기영화 "라무르포"를 보면서 그가 얼마나 불행한 삶을 살았는지 알고나서야 그런 삶을 동경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마음은 내 맘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가끔씩은 나도 몇시간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정리하기 위해 분주해질 때가 있다. 물론 그 빈도는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긴 하지만…

죽음을 향해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우리는, 시간의 단위를 쳇바퀴 굴리듯이 순환시키면서 자신만은 마치 영원히 살 것마냥 행동한다. 하지만 매일매일은 똑같고 지루할 뿐이다. 마치 권태의 늪에 빠져버린 것처럼..

가끔씩은 새로운 떡밥을 찾기 위해 눈을 돌려보지만, 그런 흥미를 오래가지 못한다. 그런 안목이나 흥미같은 것조차 유전자에 염기 서열로 아로새겨진 것처럼 쉽사리 생겨나거나 변하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나의 아버지나 어머니가 물려주신 그런 방식으로 삶의 지루함을 조금씩 거둬나간다. 내가 아닌 나로 연기하기 힘든 것처럼… 내가 아닌 나로 이 무거운 시간의 굴레를 비켜나려해도 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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