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1. 내 과거에 대한 자가면역증세

오늘 오전, 스탶이 갑자기 내게 이메일로 내 합격수기를 보내주었다. 아무래도 팀에 들어온지 얼마 안되서 팀 사람들 이름을 구글에 넣고 검색을 돌린 모양인데 나의 경우 내 합격수기가 검색된 것 같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글을 쓰는 재주가 조금 있는 것 같다고 자부한다. 7년이 지났으니 내가 쓴 모든 단어와 문장이 새로왔고, 마치 되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의 글을 보는 것처럼 술술 읽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나도 모르게 내 글에 대한 항체가 생겨버리고 말았다.

나는 과거의 추억을 소중히 생각하지만, 때론 과거의 나마져도 질투하고 부정한다. 나는 항상 현재가 과거보다 우선하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내닫는 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가 과거보다 더 개선되어있는 상태라고 믿는다. 그것은 나의 글솜씨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보다 그 어떤 능력도 조금이라도 더 나아선 안되는 거다.

박희봉이라는 멋진 이름을 가지고 나는 절대 뒷걸음질 칠수 없는 노릇이니까.

2. 후회한적이 있었나, 현재에 대한 나의 태도

최근에 이 질문을 받았을때 나는 좀처럼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나는 좀처럼 후회란걸 하지 않는다. 우선 후회를 하려면 현실에 대한 엄청난 부정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나는 현실을 잘 부정하지 않으며, 지금의 현실을 만든 내 선택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신뢰하고 맹신한다. (그리고 사실 나는 "선택"이라는 행동에 대해서 상당히 미신적이고 종교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다.)

아주 단기적으로 나는 무수히 바보같은 선택을 해왔으나, 결국 그 선택들이 오늘날의 나를 만든 것이고, 나는 지금의 나를 사랑하기때문에, 후회를 한다는건 나를 부정하는 것이다.

몇몇 바보같은 선택을 하였다고 해서 내가 나를 버린다면 그 누가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주겠는가..

29.8세의 박희봉은 세상에 더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행복한 사람이었으나 이내 곧 어리석은 선택을 연달아 함으로써 생애 가장 우울한 29.9세의 박희봉을 만들어 놓았다. 사실 그 29.9세의 박희봉은 유령처럼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다.

그리고 나는 그 유령과 싸워오면서 조금 성장했다.

3. 초조하지 않게…

결국, 나는 내 자신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맹신으로 앞으로의 내 미래가 썩 나쁘지 않을거라 확신한다.

그리고 나는 초조해하지 않고 기다릴 것이다. 묵묵히,

내 인생의 챕터가 멋지게 넘어가는 순간을..

희봉

2012.12.03 23:38:12

29.9세의 유령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2009년 12월 31일에 쓴 글에 나와있다.

희봉

2012.12.04 00:03:39

이런 내가 누군가 얘기할때 가만히 들어준다면, 그건 당신이 대단한 것이오...

희봉

2012.12.08 12:24:00

Don't play me
I'm the wrong color and I play guitar
My only competition is, well, me in the past
And time and time, if time existed, movin' ever so fast
Don't pla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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