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20살 이후 내 인생은 내가 원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았던 것 같다.

주입식 교육에 익숙했던 내게 19살때까지의 박희봉은 틀에 짜여진 교육체제를 잘 숙지하면서 자라왔다. 작은 패배 몇번이 있었으나 그것들은 곧 더 큰 승리로 커버되었기 때문에 20살까지의 박희봉은 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리고 그 성공적인 20년간 내 머리속에 뇌리를 튼 어처구니없는 오만함과 자신감은 내 인생의 독처럼 퍼져 그 후 나의 모든 실패를 잉태한 듯 하다. 너무나 하얀 옷을 처음 입고 그 백옥같은, 얼룩없는 상태에 만족하다가 갑자기 무언가 얼룩이 튀었을때.. 처음엔 그 얼룩을 빨면 지워질거라고 착각했던 거다.

인생은 면이 아니라 실크라서 물빨래가 안되…
가끔씩 드라이크리닝을 시도하지만 얼룩은 쉽사리 지워지질 않는다.
한번 결정하면 그대로 가는거다. 후회할 틈도 없이 나의 또 다른 평행우주는 나와는 영영 이별...

그렇게 수많은 얼룩이 내 하얀 옷을 더럽히고 (?) 더 이상 하얀 옷인지조차 까먹었을 때 나는 내 이름에서 패배자라는 낙인이 보이는 듯 하다.

레너드코헨을 닮으셨던 나의 외할아버지는 내게 "박희봉"이란 이름을 주셨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내 이름을 너무나 끔찍히 사랑하게 되었다. 마치 보통사람은 가질수 없는 어떤 숙명을 가진 것 처럼…

그러니, 아직 늦지 않았으니 내 이름에 이제 성공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담아야겠다. "박희봉"은 아직 충분히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고 더 높은 것을 성공할 수 있을거야..

"박희봉"이란 이름은 패배자가 되기엔 너무나 유쾌하니까..

#now_playing - "Lover, Lover, Lover" Leonard Cohen

I asked my father
I said, "Father, change my name"
The one I'm using now, it's covered up
With fear and filth and cowardice and shame

내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 제발 내 이름을 바꿔주세요…" 라고...
지금 내 이름은 비겁함과 치욕, 그리고 두려움과 더러움으로 얼룩져버렸다고..

Ah, but, lover, lover, lover, lover
Lover, lover, lover, come back to me
Yes and lover, lover, lover, lover
Lover, lover, lover, come back to me

하지만, 사랑하는 그대여..
제발 내 곁으로 돌아와 주오..
그래요, 사랑하는 연인이여..
내결으로 돌아와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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