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1

8시간 이상 자야 손상된 피부가 회복된다는 말을 들었다. 아니 봤다. 그래서 어제부터 11시부터 자기로 했다. 어제 내 옥색 붕붕이를 몰지 않은 상태로 고속버스터미널과 논현동, 그리고 이태원을 전전하다보니 체력이 다 고갈되서 11시에 잠들 수 있었는데 문제는 12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깨버렸다는 거다. 평소보다 2시간 정도 일찍 잤더니 그게 낮잠을 자버린 것과 같은 꼴;

결국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한곡 한곡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고,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너무나 많은 곡들을 들을 수 있었다. 곡이 너무 매혹적이라 불을 켜고 곡 제목을 보고 적어놓을까 생각을 했지만 그렇게 되면 잠이 완전히 달아날 것 같아서 그러지 않았다. 뭐 결국 3시까지 그렇게 누워있었다. (침대위에서 누워있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고, 가끔씩은 엉뚱하고 재밌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역시나 같은 이유로 일어나 수첩에 적지 않았는데 생각해보면 그냥 바보같은 짓이었다. 어차피 일찍 자는건 다 글러먹은 상태였기 때문에…)

2

# now playing - A Case Of You (by Diana Krall live in Paris 2001)

그러다가 내 귀를 잡아끄는 곡이 하나 있었는데, Blue Alert라는 곡이었다. 놀라서 아이패드를 집어들고 아티스트 이름을 보니 Madeleine Peyroux라는 이름이었다. 이 곡은 내가 프린스 다음으로 좋아하는 캐나다 포크 싱어 레너드코헨의 여자친구가 취입한 곡의 1번 트렉이었는데, 이 곡이 원래 유명한 재즈 스탠다드였는지, 아니면 이 여자가 레너드코헨을 좋아해서 이 노래를 불렀는지 모르는 노릇이다.

너무나 놀라버린 나는 잠을 깨지 말아야겠다라는 걱정따위는 모두 던져버리고, 유튜브에서 이 여자 이름을 검색했다. 그랬더니, 제일 위에 검색되는 노래 제목이 Dance me the end of love가 아닌가. 이 곡은 레너드코헨의 대표곡이자, 내가 레너드코헨을 모르던 2010년 겨울 아틀랜타 스타벅스에서 처음 듣고 반해서 본격적으로 레너드코헨을 좋아하게 만들었던 그 노래…

그래서 난 이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불어 공부를 시작했다. 물론 이 여자는 미국 조지아 출신이긴 하지만 누군가를 위해서 무엇을 공부하는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니까!

3

어제 주차 걱정에 차를 두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녔는데, 오랫만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니 도무지 적응이 되질 않아 정신이 혼미해졌다. 우선 고속버스터미널역의 그 복잡한 탑승구 찾기 미션! 난 분명히 대입 검정고시를 우수한 성적으로 패스한데다가, 4년제 대학을 나왔고, 한글도 무리없이 읽을 수 있는데, 왜 7호선 논현동 방향을 찾는데 20분이 걸렸는가…

분명히 내가 외국에서 온 관광객이었으면 나가는 방향을 찾지 못하고, 영화 "터미널"의 톰행크스처럼 고속버스터미널역에 눌러 살았을 거다.

왜냐면 "타인과 세상에 대한 이해"라는 종목에서 매우 한정되고, 남들보다 저장용량이 반의 반도 안될 것 같은 내 두뇌 용량 덕분에 33.8살을 향해가는 내게 있어서 관심사 내지는 지식은 손꼽을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상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고 아직까지 버티고 있다는게 기적일 정도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회사에서 시킨 일 하기, 옥색붕붕이 운전하기, 수트와 구두 관리하기, 일주일에 한번씩 빨래하기, 희봉닷컴 관리하기 정도…

그러므로 대중교통 이용하기 모듈은 이미 내 머리속에서 지워진 듯 하다.

옥색붕붕이가 나를 배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추신. 그나저나 불어 공부를 시작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3가지 정도는 지워질 것 같은데;;;

희봉

2013.10.08 00:39:27

그러고보니 오늘 IFC 지하에 지하5층 주차장이 공사를 하는 바람에 지하 6층에 차를 댔는데 출구를 찾지 못해서 지하 6층을 빙빙 3바퀴 돌고나서 10분이 지나 겨우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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