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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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본, 도쿄 4박 5일 여행에서 내가 기대하는 점 하나는 혹시 내 꼭 맞는 옷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다. 3년전 후쿠오카에 갔을때, Suit Company라는 매장에 들어가서 진열된 "작은" 옷들을 입어보고는 마치, 사탕가게에 처음 들어간 어린아이.. 아니, 프린스 집에 놀러간 박희봉 처럼 흥분됐었는데, 시간 및 돈의 제약때문에 자켓 한벌만 사들고 나와야 했었다.

일본에 자주 들락 거리던 친구가 항상 내게 "너는, 도쿄에 가서 옷을 사야대, 너가 일본에 가면 중간 사이즈라니까?!" 라는 농담아닌 농담을 하곤 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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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기성복이 워낙 잘 맞지 않으니, 슬림하고 모던하게 나온 브랜드를 선호하게 되는데 내가 무슨 안목이 있다거나 취향이 있다거나 하는건 죽어도 아니고, 그냥 나한테 맞으니까 좋아하게 되는거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데 취향이고 안목이고 얼어죽을…

그래서 한때 유니클로에서 질샌더 콜라보레이션을 했을때, 미친 듯이 주워담았던 기억이 있다. 뭐, 그게 나한테 꼭 맞았다는 건 아니고.. 그걸 수선집에 가져가서 다시 수선을 했지.. 결국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수트는 유니클로 수선 수트인 것이다.

그러다가 유니클로가 질샌더 콜라보를 그만두자, 나는 더 이상 살수 있는 옷이 없어져버렸다. 아무리 예쁘면 뭐해, 나한테 맞지를 않으면 도루묵이다. 옷은 핏이 제일 중요해… 다른건 다 개나 줘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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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혹시나 일본에서 나한테 꼬옥 맞는 옷들을 발견하게 된다면.. 아래의 품목을 구입할 예정이다.

- 피코트 / 맥킨토시 / 트렌치코트 : 다른건 몰라도 코트는 본래 꼭 맞는 걸 사야지, 수선해서 입으니 도저히 예쁘지가 않다. 특히 피코트를 하나 가지고 싶은데… (피코트란… 피를 토할 정도로 예쁜 코트를 뜻함) 예상구매가 - 3만3천원

- 터틀넥 니트 : 특히 겨울에는 수트 자켓을 입든, 코트를 입든, 캐쥬얼하게 입든, 안에 터틀넥을 입는게 제일 예쁘더라… 근데 터틀넥도 몸에 꼭 맞는 걸 입어야 예쁜데… 목도 잘 안늘어나고… (터틀넥이란 거북이 등껍질 무늬로 수놓아진 옷을 의미함) 예상구매가 - 2천원 미만, 상황봐서 월화수목금 깔별로...

- 자켓 / 블레이져 :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리오… 옜말(GQ US를 뜻함)에 이런 말이 있다. 저녁에 데이트가 있다면 무조건 자켓을 입어라. 고로 예쁜 자켓은 무조건 산다. (자켓과 블레이져의 차이는 글자수 차이!) 예상구매가 - 5만원

- 니트 타이 : 얼마전 내가 아끼던 랄프로렌 네이비 칼라 내로우 니트 타이를 분실하는 바람에… 이번에 꼭 니트 타이를 구입하겠다는 의지를 천명!! (넥타이와 타이의 구분은 고조선과 조선의 차이) 예상 구매가 - 10만원

- 브라운 로퍼 : 내가 뉴욕 우드버리 아울렛에서 사온 것 중에서 제일 맘에 드는건 휴고보스 브라운 로퍼였는데 가격도 150달라에, 사이즈도 꼭 맞고, 어디에나 잘 어울리고.. 특히 삭스리스에도… 그래서 브라운로퍼를 하나 더 구비해야겠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나의 매와 같은 눈으로 브라운 로퍼를 하나 건져올 예정 (브라운 로퍼란, 옥스퍼드처럼 끊이 달리지 않아서 편하게 쓱쓱 신고 벗을 수 있는 구두, 참고로 세상에서 제일 어글리한 그 농협마크 페라가모 로퍼를 나는 제일 싫어함) 예상 구매가 - 1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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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사야할 것들

- 냉장고 자석 1개 : 보통 사장님이 사오라고 시켜서…

- 탄산 만드는 물체 1개 : 겸손한술집 사장님이 사오라고 시켜서…

- 도쿄 바나나 : 왜 다들 이거 사오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오라고 하는 사람들 다 하나씩 주려면 2만 3천개쯤 사와야할 듯 싶다. 근데 일본 농산물 수입 금지 아닌가?

- 내가 말한 다이칸야마에 츠따야가 빠졌잖아! 흥

쇼핑 목록 끝!

희봉

2013.09.21 01: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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