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뉴욕에 온지 정확히 일주일이 되었다.. 남들은 일주일 코스로 와서 뉴욕을 바쁘게 훑고가는데, 나는 장기간 있는다는 핑계로 게으르게 뉴욕을 거닐고 있다. 그렇다고 제대로 음미한다거나 하는건 아니다.

뉴욕이란 본래 음미할 것이 있긴 한가 싶다.

지난 일주일의 짧막한 리뷰

첫째날. 아침에 스타벅스에서 베이글과 아메리카노로 시작... 오전 일찍 SOHO 유니클로에 가서 +J를 사기위해 줄을 섰음... 뉴욕의 겨울에 입을 코트를 사기 위해.. 하지만 마땅한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나왔다. 그리고 브로드웨이를 따라 쭈욱 올라가서 코리아타운에 도달... 설렁탕 한 그릇 먹고 기운을 냈다. 그러고보면 한국에 있을때, 퇴사하고 한달동안 쌀밥을 거의 못 먹은 것같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구걸 챤스를 쓰면 꼭 서양음식을 사주는 바람에...

둘째날. 휴일이라서 룸메이트가 집에 있었고, 룸메이트의 안내에 따라 점심쯤 숙소가 있는 Jersey City를 거닐었다. 여긴 정확히 말하면 뉴욕시티는 아니고 그 옆에 있는 뉴저지... 지하철 역으로 약 2정거장 거리에 있는 호버큰 마을을 구경했는데, 뉴욕과는 사뭇 다른 풍경들이 정겨웠다. 오히려 더욱 미국스러운 분위기랄까..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안타까웠다

셋째날. 오늘의 미션은 핸드폰을 만드는 것이다. 사실 만드려고 하지 않았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혹시나 뭐? 여기서 설마 외국인 친구라도 생길까봐서? 아서라... 아니.. 사실은 미국에 있는 친구들도 나한테 연락해야 하고, 룸메이트도 연락해야 하고 하니까... 흠... 결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그랬던 것처럼 뉴욕시 안에서만 터지는 MetroPCS를 만들었고, 나라를 하나 지정해서 Unlimited로 전화를 쓰는 기능이 추가되어있었다. 이런.. 한국에 있을때보다 더 한국에 자주 전화하게 생겼구만...

엄마 아빠한테 자주 전화해야겠다..

넷째날.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우드버리 아울렛으로 향했다. 도대체 얼마나 물건이 많고 얼마나 싸길래 사람들이 그렇게 아우성인지... 거기서 명품들이 얼마쯤 하는지 보고 앞으로의 쇼핑 가이드라인을 잡기위해서... 천만다행(!)으로 역시나 나에게 맞는 옷들은 없었고, 로퍼 한개, 넥타이 3개, 타이바 1개 정도로 타협을 했다..

4시간 동안 밥도 먹지 않고, 쇼핑삼매경에 빠진채로 넋이 빠져 돌아다니다가 4시쯤 버스를 타고 정신을 차려보니 온몸이 안쑤신 곳이 없었다. 6시쯤 맨하탄에 도착하여 터미널을 나오니 바로 앞에 뉴욕타임즈 건물이 멋지게 서있었고, 그 건물 1층에 있는 식당에서 핫도그를 하나 시켜먹었다

제일 싼 핫도그.. 3.5달라... 점원이 나에게 뭐라뭐라 햇지만 알아듣지 못하고 그냥 핫도그를 달라고했다. 번호표를 가져가고 자리에 앉자 조금 후 핫도그 도착.. 정말 빵 사이에 핫도그 하나 얹어져있고 토마토 케쳡하나 발라져 있지 않았다..

젠장..

나쁜 기집애...

다섯째날 (화요일) 오늘은 좀 걷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블리커 스트릿에 있다는 중고 LP샵을 첫번째 목표로 삼고 출발... 매장에 들어서자 마자 커다란 프린스 포스터가 나를 반겨주었고, 매장 벽면에 한줄 가득 프린스의 LP가 그 위용을 드러냈다. 퍼플레인 한정판 보라색 LP... 그래.. 저거 찜했다.. 집에 가기 전에 사야지... 남쪽으로 쭉쭉 내려와서 소호에 도달.. 폴스미스 매장에 들어섰는데 정말 그럴싸 했다. 안의 매장 직원들도 멋지고... 나의 폴스미스 가방을 보고 웃으며 반겨주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감히 옷을 입어볼 생각은 하지 못했고, 선글라스를 몇개 껴보았는데 예쁜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300불이 넘는 탓에 깔끔하게 포기... 빨리 선글라스 사야하는데 레이반은 아무리 껴도 나한테 어울리지를 않는다. 내가 지금 쓰고있는 뿔테 안경도 사는데까지 꾀 오랜 시간이 걸렸지.. 나에게 맞는 선글라스는 언제쯤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집에 들어가서 컴퓨터를 켰더니, 인터넷으로 날라오는 프린스 뉴스.. 내일 프린스가 뉴욕의 아폴로 극장에서 기자회견을 한다는것..

그래서 뭐? 어차피 기자들밖에 못들어갈텐데...

하지만 곧이어 날아오는 새로운 소식... 일반일들도 입장 가능..

그래.. 내일 할일이 생겼다. 저기 앞에서 죽치고 앉아있는거야.. 1등으로 들어가야지..

여섯째날(목요일) 오늘은 명확히 할일이 생겼다. 프린스를 알현하러 가는 것... 하지만 내가 한번도 가보지 못한 할렘... 흑인들이 사는 곳... 지하철 역에서 나오자 마자 분위기가 너무나도 달라서 겁을 먹었다. 2시쯤 도착해서 아폴로 극장앞에 가보니 두어명쯤 극장앞에 서있었다. 설마 벌써 줄 서고 있는건가? 다가가보니 1등으로 서있는 남자의 귀고리와 목걸이... 프린스의 심볼... 그래.. 이제 여기서 줄을 서면 되는거니까. 일단 밥을 먹고오자.. 약 한시간 후 밥을 먹고 돌아와보니 한두명쯤 더 늘어있었고, 그 뒤에 가서 얌전히 줄을 섰다. 내 앞에 서있던 흑인 여성팬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너 프린스 보러 온거 맞니?"

그래.. 나의 생김새, 옷, 인종, 모든 것이 프린스를 좋아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구나.. 이러한 이질감은 4년전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린스의 콘서트를 보기위해서 줄을 서있엇을때도 비슷했다. 온통 나이많은 중년의 아저씨 아줌마들, 젊은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이른바 COOL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어떤 ROCK매니아가 레이지어게인스트머신 콘서트를 보러갔다가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이 전부다 중삐리들밖에 없어서 실망햇다는 것.. 사실 나도 그런 비슷한 걸 느끼고 있었다. 내가 미국에서 UNCOOL한 사람들이나 좋아하는 가수를 좋아하고있었던 거로군...

나훈아 콘서트를 보기위해서 줄을 서있는 태국 소년..

나는 그런 존재인걸까?

금요일/토요일/일요일 이야기는 졸려서 이만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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