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봄날은 간다....

이 영화를 드디어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다.. 봐야할 영화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일종의 두려움이랄까?? 나는 영화속의 유지태보다 훨씬 못난 놈이기에..

소통....

화성인과 금성인의 소통... 상우는 끊임없이 그의 커다란 마이크로 그 누구도 잡을 수 없는 소리를 녹음하지만 은수의 목소리는 알아 들을 수 없다.. 그들의 녹음이 다 끝나갈 무렵, 차안에서 은수의 질문에 짜증나듯이 대꾸하는 상우.. 그리고 답답해 하는 은수... 이제 그들 사이엔 소통의 부재라는 낮은 담만이 남아있는 것이다..

그런 소통의 부재를 부정하는 듯한 상우의 말...
"모르겠어..."

그 차이는 무엇일까.. 단지 그들이 여자와 남자라는 생물학적인 한계일까.. 아니면, 이미 (세속적인?) 사랑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버린 여자와 "사랑이 변하냐"는 순정만화적인 대사를 너무나도 어색하게 내뱉는 남자의.."레벨 차이"일까...

"라면먹고 갈래요?...."

"오늘.. 자고 갈래요?,,," 그리고 웃음....

"재밌는 얘기좀 해봐요..."라는 말에 "난.. 재밌는 얘기 모르는데.. 나 썰렁한 놈이에요.."라는 사람보단, 은수에겐 "소화기사용법 알아요?"라는 질문에 "소화기 사용법은 모르는데, 분위기 전환법은 알아요.."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그런 남자가 더 어울릴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만한거 다 아는 여자, 은수가 순진한 남자 상우를 가지고 놀았다거나 그런 식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상우에게 더 큰 아픔으로 다가왔을 그런 사랑일테지만 상우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그건 누구나 한번쯤 겪어야하는 홍역과도 같은 것이기에..

그리고 이미 결혼과 이혼까지 겪어본 은수에게 그런 흔하디 흔한 사랑의 홍역한번 겪어보지 못한 그런 남자와 "결혼하고 행복하게 잘 사는.." 그런 스토리는 너무나 어거지스러운 것일 것이다..
List of Articles
공지 [기록] 인간 박희봉에 대한 짤막한 소개... [1] 희봉 2013-08-07 43989
공지 [목록] 갖고 싶은 것들 [20] 희봉 2015-06-26 36589
공지 [링크] 몇몇 장문의 일기 들.. 희봉 2014-01-28 28704
56 영광의 깃발 (Glory, 1989) 희봉 2006-09-22 2748
55 Joni Mitchell - A Case Of You [1] 희봉 2006-08-28 2145
54 아.. 이런 나의 소심함... 희봉 2006-06-23 2268
53 Prince - 3121 앨범리뷰 희봉 2006-04-22 3493
52 Prince - She Loves Me 4 Me [1] 희봉 2006-04-16 2187
51 당신을 사랑하지만, 이제 더이상 믿지 않아요.. 희봉 2005-07-13 2399
50 천년의 세월동안 사랑의 기억을 찾아헤매는 천년여우 희봉 2004-07-19 3555
49 공익하면서 도청자료실에서 대출했던 책 목록 [4] 희봉 2004-07-13 2403
48 영화 "장미의 이름"을 보고.. 희봉 2004-06-25 2371
47 폴 오스터의 환상의 책을 읽고.. [3] 희봉 2004-05-19 2181
46 책읽다가.... 희봉 2004-05-19 1915
» 봄날은 간다... 희봉 2004-05-10 2225
44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1] 희봉 2004-02-20 2036
43 현대물리학 의외로 상당히 재밌다.. [1] 희봉 2004-01-16 2183
42 보고싶은 영화 - 페드라 [1] 희봉 2004-01-13 3815
41 2004년에 지키고 싶은것 두가지 [1] 희봉 2004-01-06 1905
40 아인슈타인 우주로의 시간여행 [1] 희봉 2004-01-03 2182
39 시간여행의 원리를 잘 설명한 그림 한장.. 희봉 2004-01-04 2190
38 복학하면 땜빵해야할 과목들.. [3] 희봉 2003-12-30 2095
37 공병호의 독서노트 - 메모하기 게시판 (12.30) [2] 희봉 2003-12-30 2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