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나는 은하철도999와 함께..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랬지만, 이 매너리즘으로 가득찬.. 이 만화를.. 내 성장기작품으로.. 선택했다는 것이.. 어쩌면.. 큰 실수였을지도 모른다..

차라리 슬램덩크같은 걸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았을 것이다.. 은하철도999와 슬램덩크의 차이는.. 똑같은 성장기작품이지만... 은하철도999는 변화를 부정적인 시각에서 그리고있는 반면, 슬램덩크는 변화를... 업그레이드의 측면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은하철도999의 라스트신을 보면서 눈물지었던 나는. 어쩌면 영원히 철이로 남고싶었을지 모른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메텔을 위해서...

(장소는 지구, 언젠가 데쯔로가 떠났던 바로 그 99번 홈의 999호 앞에 메텔과 데쯔로가 서있다. 둘은 이별의 순간을 맞이 하고 있다.)

데쯔로 : 꼭 가야겠어?
메텔 : 나는 시간의 흐름속을 여행해온 여자, 하지만 예전의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데쯔로 : 그럼 역시 명왕성에...
데쯔로 : 나 기다리고 있겠어...
데쯔로 : 이제 만나지 못하는 건가?
메텔 : 언젠가 내가 돌아와 네곁에 있어도 너는 나를 알지 못할 거야.
(메텔은 허리를 굽혀 데쯔로에게 키스를  한다. 동시에 발차를 알리는 종소리가 시끄럽게 울린다. 메텔은 돌아서서 객차에 오르고는 문득 데쯔로를 향해 말한다.)

메텔 : 나는 너의 추억속에만 있는 여자, 나는 너의 소년시절의 마음속에만 있는 청춘의 허상...

(기차는 서서히 레일을 달리기 시작한다. 데쯔로는 메텔의 객차를 쫓기 시작한다. 기차는 속도를 올리고 데쯔로는 뛰기 시작한다. 데쯔로는 메텔의 이름을 외친다.)

데쯔로 : 메텔~!... 메텔~!
메텔 : 데쯔로!
데쯔로 : 메텔~!... 메텔~!...메텔~!

(기차는 레일을 떠나 하늘로 날아오른다. 노을에 젖은 메가로 폴리스역의 선로위를 한소년이 달리고 있다. 레일에  끝에 다다른 소년은 떠나는 기차를  보며 눈물 짖는다. 기차는 길고긴 기적 소리를 남기며 아득히 멀어져서 노을속에 잠기고 만다.)

나레이션 : 이제 젊은이의 추억을 싣고 기적이 운다. 이제 젊은이의 추억을 싣고 기차는 간다. 하나의 여행은 끝이나고 또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안녕 메텔... 안녕 은하철도 999, 안녕 소년의 날이여...

희봉

2002.11.18 00:50:52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작품을 읽은 독자들은 오히려 거꾸로 소년으로 회귀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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