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이사를 무사히 마쳤다

문득 집들이를 해야하나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누군가를 내 집으로 들인다면 그 사람이 내 물건을 혹시나 오염시키지 않을까 하고 노심초사할 것 같다. 아마 사람들은 내 집에 있는 물건을 구경하는 것보다, 노심초사하는 나를 구경하는 것을 더 흥미롭게 생각할 수도 있다.

어제밤 영화 "아메리칸사이코"를 보았는데 무엇보다 내가 가장 재밌게 보았던 순간들은 주인공의 결벽증이 빚어낸 장면들이었다. 자기집에 놀러온 여자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스푼을 커피테이블에 놓으려고 하자 "통속에 넣어!"라고 다그치는 장면이나, 자기 사무실에 찾아온 형사에게 물을 대접하는 데 컵을 책상에 올려놓는 순간에 재빠르게 코스터를 밀어넣는 장면...

아무래도 안되겠어...

집들이를 하기 전에 집들이 손님이 지켜야할 리스트를 만들어야 겠다.

몇가지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을 적어보자면

1. 집에 오자마자 슬리퍼를 신는다. (맨발일때는 오자마자 화장실에 가서 발을 씻는다)
2. 손에 음식물이 묻은 경우에는 재빨리 물티슈로 닦는다
3. 화장실에서는 쪼그려 앉는다
4. 프린스 엘피를 만지기 전에는 내게 허락을 구한다. 물론 허락해주지 않는다.
5. 침대에는 누워도 좋다. 하지만 침실방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6. 내 옷방에 있는 옷을 손이나 발로 만질 수 없다.
7. 내가 3초 이상 응시하면 집에서 나가야한다

희봉

2015.02.02 11:47:23

나 게이 아니다

희봉

2015.02.02 11:47:35

근데 살인마일수도 있어

희봉

2015.02.02 11:47:49

아니다, 피 튀기면 집 지져분해지니까 살인안할래

희봉

2015.02.02 11:49:31

아메리칸사이코를 봤더니 집을 온통 하얀색으로 칠하고 싶어졌다

희봉

2015.02.04 09:11:35

탈모 걱정을 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탈모가 시작된 건 아니다.

갑자기 희봉닷컴이 사라져잇다면 아마 내가 자살했거나 탈모가 시작되었거나 했을건데, 아마 탈모 아니면 자살 안할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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