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정확히 1년전 큰맘먹고 이직했던 직장을 그만두고 뉴욕행을 결심했다. 약 한달간 백수로 지내다가 결국엔 자의 49% 타의 51%의 비율로 비행기를 탔다. 그렇게 미국에서 남들에게 이렇다하게 내세울만한 무언가도 제대로 하지 않은체 3개월을 보냈다.

가장 놀라운 일은 귀국 전날 프린스 공연을 보러 혼자 메디슨스퀘어가든에 갔다가 10년전 첫사랑(내가 많이 좋아했던 아이)를 우연히 마주친 것이랄까. 이 사건이 나의 뉴욕여행기를 빛내게 해준 유일한 피날레였다. 당시에는 이 헤프닝이 너무 감당이 되지 않아 차마 이곳에도 쓸 엄두가 안났지만, 지금에서는 어차피 다 지난 일이니까.. 그리고 그녀가 이곳을 이제 더이상 둘러보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is it better now?

아직도 나는 무엇을 찾아야할지도 몰라 헤메고 있으며, 내가 어느 시점에 와 있는지 감조차 없다. 세상이 돌아가는 규칙을 나는 습득하지 못한 것 같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지만, 쉬운 것도 없다.

가끔씩 쉬워보이는 것이 있어서 쉽게 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이럴때면 내가 세상에서 제일 한심해보인다.

nothing ain't easy

어렸을적 그러니까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교때, 내가 서른살쯤되면 어떻게 생각하고 사고하고 행동할까 궁금했었는데, 지금이나 그때나 크게 다르진 않은 것같다. 아주 점진적으로 하나씩 배우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말이다.

나는 천성이 게을러서 내 자신을 사회화시키는 훈련에 소홀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걸 개선하려는 의지가 명확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같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가 있음을 알고있음에도 여기에 글로 한번 쓰고 나면 며칠이 지나고 몇달이 지나고.. 내가 그런 고민을 하고있었다는 것조차 잊겠지

아니면.. 나중에 이 글을 읽는다하더라도 이러한 고민을 했었다는 것보다는 내가 참 글을 구성지게 잘 썼었구나라는 감탄을 하고 끝나겠지..

이런 바보

희봉

2011.09.07 23:48:56

내가 갑자기 이 글을 쓴건, 누군가 내게 뉴욕약발이 다 떨어졌냐고 물어보는 봐서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뉴욕약발은 진작 다 떨어졌다. 지금 심정은 한달정도 휴직하고 산사에 가서 칩거하고 싶다. 책이나 읽고 글이나 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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