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이사 전날밤.

거의 만 4년을 나와 함께 했던 내 집에게 작별 인사를 해야겠다. 만4년간 이 집에서 나는 어떻게 변해왔나.

만일 집에도 "스페이스오딧세이의 HAL"처럼 인공지능이 있다거나 한다면 나를 4년간 바라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 작고 낡은 집에서 나는 세상과 얼마나 단절되어 살아왔을까.. 같은 나이 또래의 성인들이 무언가 하나씩 이루거나, 무얼 얻게되거나, 누군가를 만나고 있을때 나는 그 모든 것들로부터 뒤쳐져갔다. 

그리고 문득 어느 순간, 내 자신이 그런 결핍들을 인정하는 순간 이번엔 집을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앞섰다.

비록 포장이사를 불렀으나 내 물건을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정성껏 (내가 하듯이) 조심히 다뤄줄 것같지 않아 작은 물건 따위 (그러나 나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것들!)는 내가 직접 포장하고 있노라니.. 지난 4년 사이에 나는 무언가 굉장히 많이 구입한 것같다.

구두, 수트, 코트, 셔츠, 시계, 안경, LP...

이런 것들이 언젠가는 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내게 그닥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존재가 되어있다. 물건은 물건일 뿐이다. 그들이 내게 충성하는건 아니니까.

새 집에 가서는 좀더 알찬 인간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추신. 지난 화요일 술에 잔뜩 취한채 택시에 몸을 뉘고, 눈을 감았는데 택시 안에서 내가 모르는 팝송이 하나 흘러나왔다. 가사 한줄의 멜로디를 들었는데, 내 귀를 사로잡는 라인.. 아이폰을 켜고 노래검색을 하니, 마이클버블의 HOME이었다.

여기저기 투어를 하던 중에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병을 노래한 듯.. (노래가 궁금한 사람들은 각자 알아서 찾아보도록...

희봉

2011.11.26 00:58:25

실속있는 인간이란 뭘까..

군말없이 회사를 다니고, 주위사람들에게 친절하며, 버는 돈을 꼬박꼬박 모으며...

아 관두자.. 나랑은 안맞는다.. 아무래도...

희봉

2011.11.26 01:19:33

이번엔 알차게.. 가구 쇼핑으로 진입해볼까...????? 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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