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내가 GQ USA를 줄창 보던 2007~2009년 사이에 나름 명예의전당이라 여겼던 기사나 사진 같은 것들을 스크랩해놓은 것들이 있다. 이런걸 왜 스크랩해서 붙였나 생각해보니까 혹시나 지구가 외계인의 침공을 당해서 젠틀맨이 모두 죽었을 경우를 대비해서 모아놓은 것 같다. 아, 나의 인류애 돋는..

암튼 거기에 보니까 신사가 지켜야 할 에티켓 중에서 "write a note"라는 항목이 있었는데 내용인즉슨 항상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라는 취지인 것 같다.

그러고보니까, 나도 손글씨 되게 잘쓰니까 주위 사람들 (특히 직장에서)에게 칭찬(or 격려) note를 하나씩 써줘야겠어. 예를 들면 이런거..

"친애하는 A씨, 당신의 이야기는 너무 재미있어요, 당신이 이야기할때 나는 완전히 몰입할 수 있거든요, 내 생각에 말이죠.. 당신의 이야기는 너무나 유려하게 내 귀를 들어왔다가 흘러나가요.. 그래서 마치 혼자 명상하는 시간을 갖는 듯한 착각을 갖게 되죠. 나는 그냥 당신의 눈동자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웃기만 하면 되는걸요.. 특히나 당신이 고품격 텔레비전 프로그램 이야기를 할때는 더더욱이요.. 그런데 "짝"이라는 프로그램이 도대체 무슨 프로죠? 동물의 왕국 같은건가요?"

"사랑하는 B씨, 당신의 패션은 너무 이타적이에요,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내가 정말 옷을 잘 입는 사람처럼 보이니까요, 하지만 당신이 아예 패션에 신경쓰지 않다는건 알고 있어요, 당신의 볼록한 배에 가뱝게 얹혀있는 페라가모 벨트가 결코 푼돈을 주고 사진 않았을테니까요, 그래요 당신은 비싼 돈을 주고 옷을 사면서도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었던 거에요."

"존경하는 C씨, 당신은 내게 음악적 영감을 주네요,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아티스트(라 불리기도 민망한 가수들)와 노래제목을 듣다보면 당장이라도 음감실로 달려가고 싶은 걸요, 알고 있어요 당신도 그런 음악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단지 날 놀리고 싶은거죠? 너무 고마워요"

하루에 이렇게 3장씩만 쓰면…

3일내로 무인도로 추방당하겠네;;

somebody come with me.. r u gonna go m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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