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1. 말하고자하는 것은 엄청난 욕구의 발산이다.

누군가 말을 한번 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그리고 말을 한다는 것은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고 청자 역시 동일한 크기의 말하고자는 욕구를 가지고 있기때문에, 사람들간의 욕망이 충돌하게 되어버린다.

따라서 어떤 이유에서간에 우리는 상대방의 말 속에 개입하고자 한다. 공감을 표시하여 친밀감을 드러내기 위해(이 이야기를 이해하고자 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냄으로써 자신의 무식함을 방어하기 위함이거나), 혹은 대화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끼워넣기도 하고…

생각해보니 나 역시 상대방의 말을 엄청 많이 끊어왔다. 음악 이야기는 프린스나 조니미첼/레너드코헨으로.. 여행이야기는 뉴욕 체류기로…

어떤 형식이든 어떤 내용이든 간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끊어내고 나의 이야기를 밀어넣는 것은 철저히 이기적인 심리의 발로이다.

2.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는 것은 엄청난 인내가 필요하다.

혹은 화자에 대한 예의 내지는 존중 또한 요구된다.

따라서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그대로 들어주기만 한다면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던 화자는 청자를 믿게 된다. 하지만 청자는 어느새 이야기에 개입하려 든다.

영화속의 대나무숲과 같은 존재는 따라서 매우 비인간적이거나 비현실적으로 나타난다. 2046에서는 감정이 없는 승무원으로.. 그리고 마이블루베리나이츠에서의 노라존스는 실연후 아무것에도 관심을 갖지 못하는 감정고갈 상태… (그러고보니 두 영화 모두 감독이 같다)

3.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나 역시 끊임없이 주절거린다.

다른 사람이 리플을 달 수조차 없게 만들어버린 게시판에서 끊이 없이 내 머리속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소통?

웃기는 소리…

어쨌든 나의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마워… 네게 수많은 이야기를 빚졌으니

TALK TO ME, NOW...

TELL ME YOUR STORY...

희봉

2012.10.13 01:23:00

누군가의 트위터에 멘션을 달아왔던 것도 8할 이상은 같은 선상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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