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엄마가 여행을 가셨다. 베트남 다낭으로…

카톡으로 엄마가 보내준 사진을 보니, 베트남에 대해서 많은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곳은 참 아름다운 휴양지였다. 이제 힘든 콘서트 말고 휴양지를 좀 다녀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마져 들 정도로

하지만 내가 여행을 꺼려하는 이유를 금방 떠올릴 수 있었다.

첫째. (재방송이긴 하지만)

나는 “경험”에서 무언가를 얻으려는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것을 체험하는 것 보다는 (그 돈으로) 차라리 어떤 물질적인 것을 가지려고 한다. 항상 여행 계획 따위를 생각하다가는 “이 돈이면 이걸 살 수 있는데..”라는 생각에 미치게 되고 “이게 꼭 필요한가?”로 귀결되어 결국은 어디에도 가지 않고 무엇도 사지 않는 상태에 도달해버린다.

이러한 사고체계의 흐름은 프린스가 스위스 몽트뢰에서 3일 연속 공연을 한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최초로 부정되었으나 그 이후 여전히 유효하다

둘째.

인간을 규정하는 학술적인 용어가 많지만 나는 감히 인간을 “걱정하는 존재”라고 명명하고 싶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나의 걱정회로는 그 어떤 휴양지엘 가도 100% 풀가동하기 때문에 휴양지를 가야하는 목적이 무의미해져버리는 것이다.

내 근심걱정의 뚜껑은 관뚜껑과 동시에 닫힐 것이다. 그때까지 난 세상 삼라만상/모든 사물과 현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근심걱정을 짊어지고 내 수명을 깎아먹다가 운명을 다할 것이다.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는 한 나의 여행계획은 언제나 무산될 것이다

희봉

2015.04.03 00:02:07

우리가 여행에서 흔히 부러워하는 "여유로운 순간"은 사실 그 곳에서의 우리와 같은 여행자나 백수가 연출하는 것이다. 정신없이 바쁜 서울에서도 평일 오후의 모습은 너무나 평온하기만 하니깐

희봉

2015.04.03 00:03:24

결국 내가 여행을 가게 된다면 그것은 매우 성스러운 순간일 거다

희봉

2015.04.03 00:04:01

애니메이션 천년여우에서 여자주인공이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아 해메는 그런 마음처럼

희봉

2015.04.03 00:05:31

나이 많은 사람이 어린 사람에게 이것저것 참견하고 충고하는 것을 참지 못하듯이 여행을 다녀온 자들도 가보지 않은 사람에게 이것저것 일장연설을 늘어놓는 것을 참지 못하는 것같다. 나 역시 그러하고..

희봉

2015.04.03 00:06:32

야 늬들도 몽트뢰 여행기나 읽어라! http://heebong.com/xe/?mid=writing&category=81944&document_srl=83102

희봉

2015.04.03 00:07:20

많은 사람들이 희봉닷컴 my writing 게시판에 리플을 달게 해달라고 조르고 있지만 사실 여기에 댓글을 다시려면 돈을 내셔야 합니다. 그러고 싶지는 않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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