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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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몇살까지 살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37살이면 이미 너무 많이 먹어버린 거겠지

내 방황은 본격적으로 29.9살 늦은 겨울부터 시작되었는데, "이젠 나의 방황이 진정된거겠지" 하는 때마다 어김없이 초라하게 쌓아올린 모래성은 부서져버리곤 했다. 그리고 길게 지속되지 않을 새출발들의 연속...

개업을 한 것도 1년 반이 훌쩍 넘어선 것 같다.

아직도 나는 내 개업의 이유를 명확히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냥"라는 썰렁한 대답으로 씨익 웃고 넘기지만,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 누구보다 더 내 자신이 그 이유를 궁금해 했었다. 어떤 그럴싸한 핑계로 현재 나의 상태에 명분을 부여할 수 있을까

대단한 각오와 명분없이 시작한 이 사업이 과연 성공할 수는 있는걸까? 근데 대단한 각오나 계획(따위)가 애초에 성공의 필수조건이긴 한 걸까?

어차피 인생은 내 계획대로 되지도 않았잖아

2

진짜 프리랜서의 삶을 시작해보니, 프린스의 입장이 약간 이해가 되기도 했다. 더 나아가 프린스처럼 살아보는 것이 일종의 로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의 분야에서 "작사, 작곡, 편곡, 연주 모두 내가 다 함"이라는 자랑스러운 딱지를 나도 가지고 싶었다. 그렇게 되어가는 것같아서 약간 재미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엄청난 재능과 인내력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수명을 갉아먹는 다는 것을 알게된 이후 "프린스같은 삶"을 사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프린스같은 삶"을 포기해야 겠다고 마음 먹게 되자, 나는 내가 혼자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직시해야만 했다.

나의 마음이, 과연 사람들을 붙들어 둘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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