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의 `태양의 서커스` 중에서...

"H 와의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신문을 샅샅이 읽기 시작했다.
세계의 크리스마스라는 특집란에 홍콩에서 열린 태양의 서커스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었다.
태양의 서커스가 지금까지의 서커스와 다른 점은 코끼리나 불 따위가 등장하지 않고 오직 환상적인
음악과 인간의 몸을 최대한 이용해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곡예라는 사실이다.
이 비일상적이고 신비로운 서커스 여섯개의 작품 중 대표적인 것으로 `퀴담`을 꼽는다.
소외된 소녀 `조에`는 우연히 목 없는 남자 퀴담을 만난다.
그가 놓고 간 모자는 그것을 쓸 때마다 새로운 환상을 펼쳐 보여준다.
퀴담이란 정처없이 떠도는 이름없는 나그네라는 뜻의 라틴어이며 길모퉁이를 서성대다 후다닥 사라지는 외로운 존재를 가리킨다.
흔히 익명의 세상 속에서 존재하는 개인의 독립성과 고독을 의미한다고 알려져 있다.
태양의 서커스가 시작된 곳은 캐나다의 퀘벡이다.호주든 캐나다든, 나는 중얼거렸다.
분명한 것은, 여기는 아니라는 거지."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CIRQUE DU SOLEIL은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서커스를 공연하는 단체이다. 물론 그들에 대해 자세히 알려진 것은 없다. 이 앨범은 그들이 유랑극단생활을 하면서 만들어진 작품으로 소개되어 있다. 제목의 QUIDAM은 마법의 언어를 지칭하는 그들만의 언어. 사실 그들의 언어는 독해가 불가능하다
유랑생활을 했다니, 이들에게는 얼마나 많은 사연이 있을 것인가? 우리나라의 남사당패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흔히 말하는 애환이라는 것들이 트랙 사이사이에 녹아있다.
일단 메인스트림팝에 싫증난 사람이라면 한번 이 음반을 들어보았으면 좋겠다. 폴카풍의 리듬과 그로테스크한 서커스 리듬은 신선한 자극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들의 음악적 뿌리는 사실 클래식이지만 그 클래식을 하층민이 흡수하여 재창조 한 것이다 보니 정통 클래식과는 분위기와 난이도가 다르다.
물론 여기서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트랙은 LET ME FALL이다. 직역하면 `나를 그냥 떨어지게 냅도유`라는 뜻인데, 이 노래의 화자는 줄타기 광대이다. 더 이상 살 수도, 살지 않을 수도 없는 줄타기 광대의 암울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으로는 힘들고 병든 곡예사들의 마음이, 찡하게 느껴질 것이다. 어떤가. 혹시 당신도 지금, 어느 줄 위에서, `내가 이대로 떨어져도 그냥 내버려둬`라고 하지는 않는지...
- http://www.hottracks.co.kr 핫트랙 QUIDAM 앨범리뷰 -

Let me fall, let me climb
There"s a moment
When fear and dreams must collide

Someone I am, is waiting for courage
The one I want, the one I will become,
Will catch me

So let me fall, if I must fall
I won"t heed your warnings,
I won"t hear them

All I ask, all I need
Let me open whichever door I might open

Let me fall, if I fall
Though the phoenix may or may not rise

I will dance so freely holding on to no one,
You can hold me only if you too will fall
Away from all these useless fears and chains

Someone I am, is waiting for my courage
The one I want, the one I will become,
Will catch me

So let me fall, if I must fall
I won"t heed your warnings, I won"t hear

Let me fall, if I fall
There"s no reason to miss this one chance
This perfect moment, just let me f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