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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이 타는 가을 강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것네.


*서러움과 한.. 울음이 타는 가을 강.. 이제 겨우 봄이지만.. 박재삼 시인이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댓글 '1'

겨울나그네

2003.03.20 11:06:45

시국도 어수선하고, 이시도 제 맘을 어수선하게 만드네요..

울음이 타는 가을강이라...

해질녁 노을 빛으로 물든 낙동강가가 생각나네요..^^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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