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걱정
기 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좋은 시가 참 많네요..기형도 시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시를 적어 봅니다..함께 감상했으면 좋겠어요..특히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라는 구절이 저는 맘에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