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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 -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
아침 깨니
부실부실 가랑비 내린다.
자는 마누라 지갑을 뒤져
백오십 원을 훔쳐
아침 해장으로 나간다.
막걸리 한 잔 내 속을 지지면
어찌 이리도 기분이 좋으냐?
가방들고 지나는 학생들이
그렇게도 싱싱하게 보이고
나의 늙음은 그저 노인 같다
비오는 아침의 이 신선감을
나는 어이 표현하리오?
그저 사는 대로 살다가
깨끗이 눈감으리오.
천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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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희봉
2003.04.25 16:13:52
소박하면서, 서글프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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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kidiki
2003.04.25 16:30:29
정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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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2003.04.25 17:02:25
천상병 시인은 천상 시인라고 하쥐요..^^ 진짜 자유롭게 살다가 이 세상 소풍다녀 온 듯 가신분이쥐요..^^;; 넘 멋지네요.. 비 오는 오후에 잘 어울리는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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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보람
2003.04.26 00:00:22
얼마전 잠깐 비가 그쳤을때 동네 산에 갔다가 시인이 말하는 그 신선감을 느꼈어요. 말로 표현할 수 가 없는 그 느낌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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